도민칼럼-밤의 불청객, 수면 무호흡증
도민칼럼-밤의 불청객, 수면 무호흡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08 15:20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밤의 불청객, 수면 무호흡증

흔히 따뜻한 봄이 오면 유독 노곤해지는 춘곤증이 함께 온다고들 한다. 춘곤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정 질병이 요인이 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수면 무호흡증이다. 수면 무호흡증은 이름 그대로 수면 중 호흡이 없어지는 질환으로, 1시간에 10초 이상의 무호흡이 5번 이상 반복되거나 7시간에 30회 이상 나타날 때 수면 무호흡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수면 무호흡이 나타나는 이유는 쉽게 설명해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혀, 편도 등 상기도 주변의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공간이 좁아지게 되면서 호흡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코골이 역시 숨을 들이쉴 때 공기가 좁아진 기도를 지나면서 주변 조직에 부딪혀 진동을 일으킴으로써 나타난다. 때문에 코골이가 있다고 해서 꼭 수면 무호흡증이 되지는 않지만, 수면 무호흡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수면 무호흡증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40-69세 연령군에서 남자는 27%, 여자는 16% 정도 수면 호흡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면 무호흡증은 양상에 따라서 세 가지 형태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숨을 쉬려는 노력이 아예 중단되는 중추형이며, 그 외에도 숨을 쉬려고 하지만 기도가 막혀서 호흡이 불가능한 폐쇄성, 두 가지 형태가 혼합된 혼합형 수면 무호흡증이 있다.

수면 무호흡증은 비단 밤에만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자는 동안 숨을 쉬지 않아 산소 포화도를 떨어뜨리고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낮에도 여러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졸음, 피로, 기억력과 판단력의 저하,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불안, 우울, 혈압 상승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모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증상들이기 때문에 수면 무호흡증은 반드시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수면 무호흡증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방법은 체중 관리다. 비만으로 목 주변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경우, 기도 주변 조직이 비후(肥厚)되므로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을 유발하기 쉽다. 과체중인 수면 무호흡증 환자라면, 체지방을 감량하기만 해도 증상 경감에 큰 도움이 된다. 일자목이 있거나 턱관절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의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런 경우 구조적으로 기도의 공간이 좁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이 악화될 수 있다. 적절한 추나치료와 침치료를 통해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약 복용도 치료의 한 방법이다. 한의학에서 수면 무호흡증은 코골이와 원인이 유사하다. 개인차는 있지만 대개 습담(濕痰)이나 열독(熱毒)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인후부의 만성적인 염증이나 부기, 노폐물의 배출을 돕고 호흡기능을 강화하는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관리도 중요하다. 금주, 금연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자기 전에 술을 마시게 되면 기도 주변의 근육이 이완되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통해 꾸준히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