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훈 주필의 신인물기행-새고성농협 곽근영 조합장
강남훈 주필의 신인물기행-새고성농협 곽근영 조합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09 18:31
  • 1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 농민의 권익 보호와 소득증대에 큰 역할”
▲ 새고성농협 곽근영 조합장이 농협운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곽 조합장은 “투명한 경영으로 조합원 모두에게 사랑받는 농협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군의원 출신 4선 조합장… ‘정이 많은 사람’
농민환원·편익 등 변화된 오늘의 농협 강조
조합원 보험 가입 등 다양한 지원사업 추진
중앙회 이사 진출로 무이자 자금 유치 포부


농협은 과연 농민을 위한 조직인가? 이 물음에 대한 논쟁은 그동안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여신규모 100조 원을 웃도는 거대 공룡조직인 농협을 두고 ‘민족은행’이라고 얘기하는 쪽과 조합원인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는 ‘괴물조직’이라는 달갑지 않은 시선이 항상 교차했다. 이처럼 농협에 대한 양분된 시각은 1961년 8월 5.16 군사정부에 의해 오늘의 농협이 태동(胎動)되어 오랫동안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관제조직 성격이 짙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여기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지난 4일 오후 경남 고성군 상리면 새고성농협 곽근영 조합장(65)을 만났다. 지난 3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네 번째 조합장에 당선된 그는 농협의 농협의 정체성(正體性)에 대해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농민이 없는 농협은 존재할 수 없다. 지금의 농협은 농민의 권익보호와 소득증대를 위해 큰 역할을 한다”면서 “(농민이)농협을 믿으면 절대 손해 볼게 없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한다는 건가요?
▲농협을 이처럼 키운 것은 과거 이(里)·동(洞)농협부터 입니다. 우리 선배들은 조합장을 하면서 월급 한 푼 못 받고 헌신적으로 일하며 오늘의 농협을 키웠습니다. 그 결과 농협이 농촌에 안착하게 되었고 농민들은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혜택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선, 농촌의 시장 형성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농약 등 농자재 판매사업은 물론 취나물 등 농산물의 수매사업을 통해 가격안정은 물론 유통구조를 개선해 왔고, 안정된 판로도 확보했습니다. 또 해마다 적지 않은 예산들이 지도사업비 명목으로 농민들에게 돌아갑니다. 관혼상제, 보험료, 장학금 등으로 우리 조합만 해도 1년에 8억원 가량 지원됩니다. 조합규모가 큰 농협은 연간 15억원 안팎이 됩니다.

-그런데 왜 조합원들은 이익 대변은 뒷전이라고 생각하죠?
▲농민들은 당연히 농협이 해주는 것으로 여깁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조합 임직원들의 희생과 봉사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이익을 남기기 위해 예금, 보험, 카드 업무 등은 기본입니다. 각 개인의 실적 그래프를 그려놓고 매월 독려하고… 그러다 보니 임직원 모두가 엄청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익이 남아야 농민들에게 보다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지 않겠습니까? 농민의 권익증진에도 상당부분 역할을 합니다. 우리 농협에서 여름철에 실시하는 노래교실의 경우 100명씩 참석합니다. 시원한 곳에서 좋은 강사를 불러와 노래교실을 운영하는데 여가선용은 물론 문화혜택이라는 이중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일본 농협의 경우 농민권익 보호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데…
▲일본 농협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2~3일 1박2일 동안 농협중앙회 주관으로 일선 조합장 워크숍이 있었는데 여기에 일본의 농협관계자 10여명이 견학을 와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이분들 얘기가 ‘현재 일본 농협은 아주 위기다. 한국 농협이 농민, 농촌의 중심으로 자리 매김하게 된 비결이 무엇인지 배우려 왔다’고 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 농협이 안일하게 운영되어온 측면도 있지만 지금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등을 병행하며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정착하고,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많습니까?
▲신용사업을 하지 않으면 이익을 남길 수 없습니다. 농촌도로에 경광등을 설치하는 것이나 노인들을 위한 보행기 지원 등 농협이 하지 않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일반 행정조직에서 손대지 못하는 부분, 즉 그늘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지원사업은 물론 각종 특화사업 명목으로 들어가는 사업도 정말 많습니다. 일반 시중은행의 경우 외국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지만 농협의 경우 100% 순수한 우리 자본입니다. 토종은행인 셈이죠. 그러다보니 신용사업을 해 남긴 이익금을 농민들한테 환원하게 되지요.

농협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그의 반론은 끝이 없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농협의)과거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 ‘농민(촌)환원’, ‘농민편익’, ‘농협의 정체성’, ‘농민혜택’ 등 ‘변화된 오늘의 농협’에 대한 설명을 열정적으로 이어 나갔다. 4선 관록의 곽 조합장은 “나 역시 농민운동을 하다 조합이라는 제도권에 들어왔지만, 들어와 보니 (외부에서 보는 것과)많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농협은 1969년 이동조합을 읍면단위조합으로 합병했고, 81년 회원조합과 중앙회의 2단계 개편, 88년 조합장과 중앙회장 직선제, 2000년 7월 농축협통합 등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현재 전국 농민조합원은 240여만명이며, 회원조합은 1121개에 달한다. 인터뷰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 3월 조합장선거와 관련해 질문을 던졌다.

새고성농협이 지난해 3월 쌀종합가공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새고성농협이 지난해 3월 쌀종합가공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4선을 하셨는데 비결은?
▲(허허…) 저는 선거를 할 때 마다 특별히 전략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군의원(1, 3대)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을 사귀면서 인간적으로 내편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전략이면 전략입니다. 부농이었던 할아버지, 아버님께서 어려운 이웃을 많이 도왔던 것을 밑천으로 삼아 모든 조합원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섰던 게 힘이 됐습니다. 영농회장, 부녀회장 등의 생일을 메모해 놓았다가 축하 전화를 한다 던지, 농사철 길을 가다가도 모 상자를 함께 들어주는 일, 친한 분들 제삿날을 기억했다 ‘함께 못해 미안하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등 평상시 생활에서 꾸준히 (조합원들과)함께 해온 것이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지난번 선거 때 득표율은?
▲62.4%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상대와의 표 차이는 484표였습니다. 2015년 제1회 동시선거에서는 모두 네 명이 나와 185표 차이로 당선됐습니다. 이번에도 저 혼자 다니면서 정말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3선 연임제한에 걸리지 않았나요?
▲원래 자본금 2500억원 이하의 조합은 상근조합장으로 3선 이상 할 수 없습니다. 자본금 2500억원 이상의 비상근조합장은 연임제한이 없습니다. 저희 새고성농협은 3선 연임에 걸리는 조합입니다만, 2015년 조합장 동시선거가 실시되면서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4년)를 채우지 못한 조합장은 연임 제한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저의 임기는 9월말이었는데 3월에 선거가 실시됐으니 6개월을 채우지 못한 셈이지요. 그래서 이번에 출마할 수 있었습니다.

-선거권이 있는 조합원은 어떻게 구성 되나요?
▲논밭이 300평 이상 있어야 해요. 그리고 우리 농협의 경우 출자금을 300만원 이상 내면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선거 때 조합원 수(2018년 9월말기준)는 2300명 가량 됐습니다. 물론 소, 돼지, 염소, 양봉 등을 해도 (일정한 사육두수를 채우면)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조합장을 하시는데, 그동안 많은 일을 하셨겠네요.
▲사실 도시에 있는 농협보다 농촌에 있는 농협은 상당히 힘듭니다. 고성읍에 있는 파머스마켓의 경우 연간 3억원 가량의 이익을 올리는데, 우리 농협은 그런 형편이 안 됩니다. 그러다보니 각종 사업을 많이 합니다. 고성의 ‘생명환경 쌀’을 수매 가공하는 미곡종합처리장(RPC)인 생명환경쌀가공센터 설립, 취나물 공판장 설치, 영현지점의 떡국, 선식 가공공장, 하이지점 준공, 참다래 수매(곽 조합장은 참다래 전국협의회 회장임), 농협택배 등 안정된 판로 확보, 농가소득 증대, 농민편의 도모 등 농민들을 위한 사업들은 거의 다 한다고 보면 됩니다.

-수매사업을 하다보면, 농민들이 수수료가 많다고 불평하지 않나요?
▲간혹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일반 상인들의 경우 수수료가 없는데 왜 농협에서 수수료를 받느냐고. 취나물의 경우 공판장(1년 매출 14억 가량)에 20명의 경매인이 있습니다. 저희들이 수수료를 7%를 받고 있는데, 농자재비 등 농민환원 사업을 해주고 나면 4%도 채 안 남습니다. 인건비도 안 나오죠. 그렇지만 안정된 판로확보를 위해 저희들이 대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우리 농협의 경우 조합원의 60% 이상이 70세 이상입니다. 어르신들이 다쳐 병문안을 가보면 농업인안전재해보험이 가장 절실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서 조합원 모두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자부담이 1인당 1만5000원인데 이는 전액 농협에서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벼 모판 구입비도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개당 3000~3500원 가량 합니다만 200평 기준으로 농협에서 전액 지원은 못하지만 얼마씩 지원하게 되면 농민들의 부담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곽 조합장은 ‘정이 많은 사람’으로 통한다. 고향에서 나고 자라 군의원에 조합장까지 하고 있다 보니 그를 모르는 조합원은 없다. 그의 얼굴에 항상 웃음을 읽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직접 벼농사(6000평)를 짓는 그는 직원들에게 농사를 지어 연간 올리는 수익(1200만원 가량) 등 경험담을 얘기하며, 농민들의 아픔을 대변한다. 직원들을 독려하는 채찍으로 쓰일 때도 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4선 조합장이고 하니 앞으로 농협중앙회 이사로 진출해 무이자 사업자금을 많이 끌어 오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개인적인 포부를 밝히면서 “농협을 이용하게 되면 출자금 금리, 이용고 배당, 사업준비금 지원 등 연간 10~11%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고성농협은?

신용·경제사업 병행 추진
연속 흑자·투명 경영 앞장

고성군 관내에는 모두 5개 농협이 있다. 고성읍농협, 동고성농협, 동부농협, 새고성농협, 고성축산농협 등이다. 이 중 새고성농협은 상리, 영현, 하이, 하일, 삼산면 등 5개 면(面)을 관장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 수는 2400명에 달한다.

새고성농협이 벌이는 사업은 신용, 경제, 지도사업 등이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6:4 정도이며, 지난해 신용사업 상호금융대출금은 1714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대출, 예금, 보험, 카드 등이다.

경제사업으로는 생명환경쌀 수매 가공사업, 떡국, 미숫가루 가공 판매는 물론 전국적으로 이름난 취나물 수매 판매, 참다래, 밤 수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누룽지, 발아현미 등은 유기농 쌀로 만들어 급식소 등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생명환경쌀가공센터를 준공해 고성군에서 생산되는 생명환경쌀 전량을 수매하고 가공해 판매한다. 생명환경쌀은 고성군의 고유 브랜드로 쌀, 찹쌀, 현미, 찰현미 등을 생산해 낸다. 영현면 지점에서는 소가야 떡국떡과 소가야 미숫가루 등을 만든다. 곽 조합장이 혼신을 다해 추진했던 농협택배 사업도 최근에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곽 조합장은 “제가 처음 조합장에 취임했을 때는 연간 흑자 규모가 3~5억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최고 12억까지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며 “나중에 위험한 시기에 대비해 중앙회에 해마다 충당금을 늘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즈음에는 정말 농협을 투명하게 경영하고 있다. 감사만 해도 중앙회감사, 순회감사, 자체감사 등 1년에 3번씩 실시되고 있다”면서 “조합 운영을 하나도 숨김없이 공개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엉터리 운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합원들이 애착과 애정을 가지고 도와주면 앞으로 조합운영을 잘해 새고성농협의 좋은 모습만 보여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이용규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