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훈 칼럼-다시 불거진 인사청문회 무용론
강남훈 칼럼-다시 불거진 인사청문회 무용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11 16:0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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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본사 부사장 ·주필

강남훈/본사 부사장 ·주필-다시 불거진 인사청문회 무용론

“청문회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어떤 의혹이 나와도 문 후보자를 임명할 것 아닌가. 문 후보자는 후보자가 아니라 헌법재판관으로 앉아 있는 것이다. 차라리 축하한다고 하고 청문회를 끝내는 게 맞다”(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헌법재판소마저 특정 성향의 법관 출신으로 채우면서 야당이 반대하는 장관에 대해서는 임명을 강행하고 있다. 이 상태로 청문회를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대통령 인사에 대해 심히 유감이다”(한국당 주광덕 의원)

“한국당은 먼저 국회에 주어진 헌법적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며 주장을 해야 한다. 문 후보자 청문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번 청문회와 관련이 없는 주장은 다른 장소에서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대통령제에서는 국무위원의 경우 국무총리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청문회를 열어 치열하게 논쟁하고 문 후보자의 답변을 들어야한다”(민주당 조응천 의원)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청문회 무용론(無用論)’을 놓고 날선 설전을 주고받았다. 다음날인 10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이 같은 설전은 계속 이어졌다. 원인은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당 등 야당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 5명의 임명을 강행한데서 비롯됐다.

한국당은 진영, 문성혁, 박양우 장관후보자 등 3명에 대해선 ‘부적격’ 의견을 첨부해 인사청문회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지만, 박영선, 김연철 장관후보자에 대해서는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당초 7명의 장관 후보자 중 이미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상황에서 또다시 탈락자가 나온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 이들을 임명한 것이다.

현 정부 들어 국회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이 강행된 장관급 이상 인사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모두 11명. 노무현 정부 3명, 이명박 정부 17명, 박근혜 정부 10명 등 역대 정부와 비교해도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야당의 반발은 거셌다. 한국당은 청와대 앞에서 의총까지 열어(9일 오전) ‘악한정치·독한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바른미래당도 ‘대통령의 불통, 오만, 독선의 결정판’이라고 했다. 4월 정국은 급속도로 경색됐고, 임시국회 일정도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DJ정부 때인 2000년 6월부터 도입됐다. 처음에는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등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됐으나, 노무현 정부 들어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으로 확대됐다. 국무위원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된 것은 2005년 7월 인사청문회법이 개정되면서 부터다. 당시 법 개정을 건의한 사람은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장관후보자에 대한 자질검정을 국회와 정부가 같이 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국무총리 후보 등의 경우 임명동의안에 대한 국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나 장관급 내정자는 적격 여부에 대한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지만 대통령이 이를 따를 의무는 없다.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부적절한 재산증식, 논문표절, 증여세 등 세금 탈루 등 각종 의혹이 쏟아져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역대 정권 때마다 청문회 무용론이 불거져 나왔다. 미국은 하원, 상원의 혹독한 청문회를 거친 후 상원에서 임명안이 통과돼야 장관이 될 수 있다. 한국당이 이번 기회에 야당의 동의 없이 대통령이 국무위원을 임명할 수 없도록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한다고 하니 청문회 무용론을 보완할 수 있을지 한번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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