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4월은 잔인한 달
아침을 열며-4월은 잔인한 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11 15:3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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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4월은 잔인한 달

4월이면 ≪황무지≫로 194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T. S. Eliot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시작되는 시가 기억이 난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공감과 감동이 있다. 한국 근대사에서도 4월에 정치적 변수나 경제적 어려움이 많아 인용하게 된 것 같다. 딱히 4월이라 그럴까만 사건사고가 없는 달이 어느 한 달이라도 없었던 달은 없었지만 유독 4월은 그렇게 일도 많고 탈도 많았다.

탓하기 좋은 사람들은 누구 탓이다 누구 책임이다 돌려세우지만 어느 누구, 하나의 잘못으로 일어나기보다는 전반적인 부실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예기치 않는 큰 결과를 낳는 것 같다. 우리 모두의 공동책임인 셈이다. 내 코가 석자이지만 평소에 잘 있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관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다른 곳에 살다가 온 사람들은 진주라는 도시의 특성이 이렇다고 한다.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이고 20분 거리도 멀다고 느낀다고 한다. 한마디로 ‘우물 안의 개구리’ 같다는 말로 들렸다. 분명 대도시와는 다른 면이 있겠지만 좀 싸잡아서 평가당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다. 이러한 쓴소리를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그러면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 혁신도시가 들어서서 그곳 인구가 2만 명 이상 늘어났다고 하는데 진주 안에서의 이동도 많으니 순수한 외부지역 시민의 증가라 보기는 어렵다. 유동인구 유입 전출이 적고 일자리가 많지 않은 것은 정체될 수밖에 없는 현실. 경제적 상황이 아니라 변화할 생각이 별로 없고 젊음과 활기가 부족한 것 같다는 말로 들렸다. 아무튼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여러 가지로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가 힘들다. 조상들도 힘들 때 서로 돕고 함께 해온 우리의 힘은 잘은 모르지만 놀랍다.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현실이 어렵지만 이겨내기 위해 혼자, 스스로는 작은 힘이지만 함께 하면 큰 힘이 되어 덜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다. 옛사람들이 깨친 아름다운 미풍양속은 계속되어야 한다. 서로 옆 사람을 살피며 조금이라도 함께 하려고 하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모범이 되어야 할 권력자들의 권력남용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옛부터 힘없는 백성들이 나라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지만 나라가 위험할 때 나라 지키려고 목숨을 내놓기도 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무지한 백성이라고 무시하고 세금은 있는 대로 뜯어내고 했지만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어서 권력자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군림하고 신분이라는 굴레도 만들어내고 온갖 악행을 해오던 것이 오늘날이라고 딱히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변화와 발전을 하고 있지만 국민을 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 깊은 부정적인 시각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어느 분야에서든 특정 권위자의 의견이 아니라 가치 있고 효율적인 의견을 모으고 좋은 방법을 찾아 적절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생계도 꾸리면서 꿈도 이룰 수 있는 길을 스스로 개척해나갈 수 있는 통로가 많았으면 좋겠다. 경제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교육이든 어느 분야에서든 너무 눈앞에 놓인 돈의 원리를 따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특히나 개인적으로 정체되어있음을 느낀다. 현실의 어려움 때문인지 꿈도 희미해지고 방향성을 잃고 제자리만 맴돈다. 젊은이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다. 꿈과 희망이라는 것도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 현실에서 희망을 키워야 한지만 그럴 거리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어린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는 별일 일어나지 않은 일상이 무료하고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어른들에게는, 적어도 필자에게는 조용한 일상에 감사하며 그래도 힘들 때 힘들다고 누구 하나 붙들고 이야기할 상대, 친구가 있다면 그렇게 팍팍하지 않은 삶이지 않은가? 대가족이 살던 때에는 그럴 사람들이 더 있었다면 현대사회에서는 마음 나눌 사람이 한둘이라도 괜찮은 것 같다. 문득 생각날 때 별사건이 없어도 만나서 일상 공유하고 이야기 나눌 상대가 한 사람이라도 있는가? 필자도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렵지만 없다면 그런 사람이 되어주는 여유를 가져보자.

나에게는 누군가에게 곁을 내어주는 일이 그렇게 힘들지 않은 일이어 그렇게 하였지만 그 곁을 누린 누군가에게는 삶을 바꿀 무척 중요한 순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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