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재미있는 당뇨이야기
건강칼럼-재미있는 당뇨이야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11 15:3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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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희/삼천포제일병원 진료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
박동희/삼천포제일병원 진료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재미있는 당뇨이야기

내과 환자들 중에 제일 '불쌍한 환자'는 내 개인적으로 당뇨와 만성신부전 환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성신부전 환자는 전체 인구상에서 그렇게 많지 않지만, 당뇨환자는 부지기수인 것 같다. 당뇨환자들은 많은 합병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리를 하지 않으면 삶이 급전직하로 떨어진다.

그 이유는 바로 혈액 속에 있는 끈적한 당 성분이 큰 혈관과 미세혈관 둘 다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집에 벽지를 바를 때 녹말가루를 풀어쓰는 풀처럼 당뇨환자의 뻑뻑한 혈액이 혈관의 변성을 초래해 만성적인 합병증을 불러 일으킨다.

대표적인 것이 몸에 미세혈관이 많은 망막과 신장, 말초신경에 피를 공급해 주는 미세혈관에 변성을 일으키는 것이다. 실명의 첫 번째 원인인 당뇨병성 망막 병증, 콩팥 혈관이 망가지는 당뇨병성 신증, 밤마다 다리 신경에 통증을 일으키는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 등이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심장 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대혈관 합병증이다.

당뇨병은 인간의 평균수명을 12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구에 비해서 췌장에 인슐린 분비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노년에 들어서 췌장이 소진되어 당뇨병의 걸릴 확률이 더욱 높다.

현대인은 더 많이 먹고 더 적게 운동한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불확실한 식량 공급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진화했다. 우리의 혀는 열량이 높은 지방, 당, 단백질을 원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거기에 더해 가능할 때마다 과식을 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어 장래에 있을지 모르는 식량부족 대비해 지방을 저장한다고 보면된다. 다양한 환경에서 들쑥날쑥한 영양 섭취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도록 너무나 잘 적응해 온 우리 유전자는 먹을 것이 풍부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 현대 세계에서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결국 이런 부조화가 당뇨병이 만연하는 이유이다. 당뇨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혹은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분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식사 조절이지만,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유전자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방과 설탕으로 가득 찬 맛있는 음식들의 유혹을 이기는 것이 바로 우리가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의 '고르디우스의 매듭'(아무리 애를 써도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를 가리키는 말)을 끊어 버리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당뇨가 심한 환자는 항상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를 받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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