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부서도 인사검증 시스템 '도마'
여당 내부서도 인사검증 시스템 '도마'
  • 연합뉴스
  • 승인 2019.04.14 18:23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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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최정호 낙마에 이미선까지…‘靑 인사’에 불만
“당청 주도권 확보” 목소리 비등…당청갈등 비화 우려도

최근 청와대 발(發) 인사잡음이 잇따르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조차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향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3·8 개각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 7명 가운데 2명이 중도 낙마한 데 이어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마저 거액 주식투자 논란에 휘말리며 차가운 여론에 직면하자 당내 불만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여권 내부에서는 집권 중반에 들어선 데다 총선을 1년을 앞둔 시기적 상황을 감안할 때, 그간 청와대에 쏠려 있던 당청 관계의 무게중심을 당으로 옮겨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첫 지명철회 사례였던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자진사퇴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두 후보자의 낙마를 민주당 지도부가 먼저 청와대에 건의한 것은 당청관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일각에서는 청와대 인사검증을 총괄하는 조국 민정수석을 적절한 시점에 물러나게 하고 인사검증라인을 재편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부실한 인사검증에 따른 부담을 당이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정국 주도권 다툼에서 매번 불리한 형국에 처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한 재선 의원은 “조 수석에게 주어진 최대 임무는 사법개혁으로, 검경수사권 조정이나 공수처(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설치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는 한 당장 경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총선 차출론도 거론되고 있으니 늦어도 하반기 전에는 내려오는 게 맞지 않냐는 의견들이 있다”고 했다.

다만 총선을 앞둔 현시점에서 당청관계의 주도권이 상대적으로 당에 넘어오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이 과정에서 자칫 당청 간 다툼으로 비화할 수 있는 이견 표출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노무현 정부 시절 당청이 갈등을 거듭한 끝에 국민들의 외면이 심화됐고, 그에 따라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트라우마가 깊숙이 작용한 탓으로 볼 수 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정권 출범 초부터 정부·여당의 중요한 정책과 관련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당청은 서로 보충·보완하는 관계였고 일방적으로 누가 끌거나 끌려다니지 않았다”며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검증 부실 논란은, 거꾸로 후진적인 국회 인사청문제도를 바꾸면 해결될 문제 아니냐”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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