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남강의 물줄기
도민칼럼-남강의 물줄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15 15:52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낙동강에 합류하는 지류 가운데 제일 큰 물줄기가 남강이다. 지리 산록 덕유산 서편 계곡의 샘터였던 함양군 서상면 상남 골에 발원한 생명수가 신체의 심장처럼 티 없어 맑고 조용히 솟은 땅속 물방울이 실핏줄로 모이고 또 모이여 새봄 싹눈에 감로수 흐름이 곧 남강 물줄기의 시작으로 폭넓게 폭 좁고 골 깊게 골 넓게 산 달팽이 무늬로 바닥을 마들어 경사를 따라 흐름이 급하면 급하게 암석층에 부딪치고 굴어 좁은 틈 사이로 또 다른 흐름을 만나 큰 물줄기로 흐른다.

그런 변화의 세월 동안 물줄기 주변에 충적(沖積)의 땅을 마련되고 목말라했던 써리진 땅을 적시며 새 생명을 탄생할 수 있는 삶 환경을 만들었고 푸른 초원의 울타리로 새싹이 피어나게 새로운 혼적을 곳곳에 남겨 태고의 이야기를 전하게 한다.

가슴이 멍들게 폭포로 튀어 내린 물줄기는 새 힘을 얻어 나뭇잎 실랑이 바람처럼 속도를 얻고 골짝을 찾아 웅덩이를 지어 속도를 줄이고 잊어진 흙탕물 줄기가 모으고 쌓아 작은 텃밭으로 삶 기둥을 세워 작은 경작지를 남겼다 따라서 결실의 반복이 주어진 자리에 비옥하고 더 넓은 천년 옥답이 마련되어 기름진 대평들 그곳에 2300년 전 사람을 살게 하였고 진주 문화를 만들었다. 상생이 넘치는 믿음의 장소, 인간이 소망했던 보금자리에 부(富) 낳는 금싸라기 땅이 남강 물줄기의 위력이다.

세계 채소 사전 속에 유일한 기록된 대평 무후의 최초 생산지로 알려졌고 근처는 구석기 유적이 많이 발견됨은 문화적 특징을 조성한 남강 물줄기가 실어 온 유기질 토사로 강 주변에 이 기름진 평야를 만들어 낸 살기 좋은 고장 진주의 농경문화 산실이다.

긴 세월 동안 가슴에 멍이 들 만큼 바위 돌을 굴리고 자갈 모래로 백사장을 만들었던 남강 물줄기, 계곡에 얼어붙은 얼음을 녹여 고운 살결에 푸른빛 꽃가마를 걸리면서 지칠 줄 모르게 달리는 화려한 물줄기 때문에 상처를 아물리고 씻기는 괘감으로 함양 용유담(龍遊潭)을 만들어 임천강이란 이름도 지었다. 산청 경계에 이르러 안의 땅의 동천이 합류하여 우탄(牛灘) 소리를 만들었다.

생초 단성에 이르러 울고 웃는 인생의 산모퉁이 석벽에 이정표가 될 남강 뱃의 노래 산난진(山難津)을 놓았다. 초라한 냇물이 칠석같이 믿었던 당신의 눈물을 삼키는 듯 다급한 물줄기가 파란 곰팡이와 매콤한 냄새를 녹이며 얼큰한 진주 토종 맛을 살리는 수억 만 가지의 입자와 분자. 자연 냇물에 살았던 생명들이 모여 듯 진양호 비옥한 신안들판. 돗골들을 만들어 우엉, 수박, 딸기. 단무지용 무. 호박 같은 중요 농산물 재배지로 유명을 낳았다. 돗골 들에 최초 남양 농원이 개원되어 수박 딸기 토마토 가지, 단무지 무 특수작물로 등 우리나라에 처음 원예작물 재배 단지가 조성되는 동안 진주 똥통 일화와 남강 물줄기 서치는 똥배 사공의 노랫가락을 잃을 수가 있어랴. 뿐 만 아니다. 열대성 식물 바나나 유자 코코아 재배 하우스가 처음 너우니 들판에 조성된다.

목련나무, 벚꽃나무, 과실나무, 복숭나무 등 활엽수의 씨앗만 뿔이었다면 1년에 150cm 이상 자라나는 국내 최대 묘목 재배 단지가 조성된 그곳에 아스팔트가 발리고 고층 아파트, 거주지로 변하여 기름진 땅은 혼적조차 없어졌다.

특히 1970년도 남강댐, 1999년 남강 인공 제방 보강공사로 진양호에 말없이 모여야 했던 남강 물줄기는 과거 모습을 잃었다. 현재의 모습 그대로 고정된 제방 벽 속에 고여 혼탁한 자리로 자연 그대의 멋을 잃었고 자연의 맛도 흥도 없는 인간의 용도를 만족시킨 단순한 기계에 불과할 호수뿐이다.

인공 댐과 인공 남강 물줄기는 주변 땅에 홍수와 범람의 피해를 감소시키므로 늪지 지대가 문전옥토가 되었고 새로운 토지의 확대로 공장지대로 변화를 주어 유익하다지만 진양호 밑에 살아가는 36만 진주 사람들은 세계에서 최고로 위험한 곳에 살면서 위험함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으니 그래도 진주 땅에 살기 좋은 평화가 있는 모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