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훈 주필의 신인물기행-산청군의회 이만규 의장
강남훈 주필의 신인물기행-산청군의회 이만규 의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16 18:41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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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과 소통하는 현장 중심 의정활동 펼칠 것”
▲ 산청군의회 이만규 의장이 동의보감촌 활성화 종합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 의장은 “군민과 소통하는 현장 중심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군 주요사업에 의회 감시·견제 역할 충실

표결 안건 없도록 하는 의원간 합의 강조
3선 당선에 감사…항상 군민을 위해 노력
‘농촌 지켜야 한다’ 신념 가진 산청토박이


지난 3월 4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제258회 산청군의회 임시회가 열렸다. 산청군에서 제출한 올해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당초 예산대비 374억원이 증가된 4936억원 규모. 임시회에서는 산청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동의보감촌 외곽순환도로 개설 문제를 두고 군 의원들과 산청군 행정 공무원들 간에 끊임없는 질의와 답변이 오갔다. 길이 860m, 사업비 28억원이 투입되는 외곽순환도로를 놓고 장장 4시간동안 ‘끝장토론’이 이어졌다. 산청군과 군의회가 사전 의견 조율을 했지만, 추경에 예산을 반영하기까지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되었고, 95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이 선출되었다. 그로부터 28년이 흘러 지방의회가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다는 평가다. 산청군의회 이만규 의장(64)을 만난 것은 지난 12일 오후 군의회 의장실이었다. 지난해 지방선거(산청군 라선거구, 신안 생비량 신등면)에서 3선 의원에 당선된 그는 군정(郡政) 현안에 대해 끝장토론을 자주하느냐는 질문에 “서로 충분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라며 “제8대 전반기 의장을 맡은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표결로 처리한 안건은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산청군 의회의 슬로건이 ‘군민과 소통하는 현장 중심 의회’이다”며 “저의 의장 임기동안 이것만은 꼭 실천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왜 현장을 강조 하는지요?
▲저는 현장에 가야 답(答)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민원이 제기되는 곳은 현장입니다. 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목소리, 상황설명, 의견 등을 듣고 나면 (제기된 민원에 대해)우리 의회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이 나옵니다. 항상 현장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현장에서 전하는 목소리가 다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서로 다른 목소리일 경우 의원들끼리 협의해서 결정합니다. 이마를 맞대고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다 보면 의견일치를 보게 됩니다.

-현장을 강조하다보면, 의원들이 싫어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그런 일은 별로 없습니다. 이재근 군수도 항상 현장을 강조합니다.

지난 3월 열린 산청군의회 의원 및 공무원 연수.
지난 3월 열린 산청군의회 의원 및 공무원 연수.

-의원들이 자기 지역을 조금이라도 더 챙기지 않나요.
▲물론 그런 노력을 많이 하죠. 하지만 산청군 전체, 군민 전체를 먼저 생각해야지요. 때로는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은 과감하게 들어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원만하게 의회를 끌고 나갈 수 있습니다. 또 서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사전에 미리 조율도 하지요.

-지난 임시회에서 동의보감촌 외곽순환도로 건에 대해 끝장토론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동의보감촌은 전국적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사업이든 허투루 할 수 없지요. 출렁다리(힐링교)는 언제 되며, 케이블카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현재 어느 정도 진척이 되었으며, 완성품은 언제 나오는지 등등 의회가 점검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의원들이 질의를 하게 되었고, 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

-이 안건도 표결 없이 합의에 의해 통과시켰나요.
▲그렇습니다. 저는 표결을 아직까지 한 번도 안했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의원들끼리 합의에 의해 의결조율을 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표결을 많이 경험했는데 그때마다 10명의 의원이 서로 의견을 존중하면서 같이 합의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합의에 의한 안건처리를 계속 지켜 나갈 것입니다.

산청군 동의보감촌은 이미 전국적으로 명성이 나있다. 2007년 전국 최초의 한의학 전문박물관, 한방테마공원, 산청약초관, 한방기체험장, 한방자연휴양림 등이 조성되었고, 2013년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유명해졌다. 산청군은 이 여세를 몰아 한방항노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방항노화산업 단지와 산청약초힐링산업육성, 한방약초벨리지구, 약초테마공원 등 자연자원을 활용해 치유(治癒), 힐링(healing)의 관광명소로 조성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소득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매년 9월에 열리는 산청 한방약초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축제다. 지난해 지방선거와 의정활동에 관련된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

산청군 신안면 둔철생태숲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
산청군 신안면 둔철생태숲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

-3선까지 하는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처음 출마했을 때는 무소속 이었습니다. 이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재선, 3선에 당선됐습니다. 선거구를 평소에 꾸준히 관리해 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당선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관리를 어떻게 하시는지?
▲저는 농사철에는 비닐하우스에서 농민들과 같이 거의 살다시피 합니다. 농민들의 일터인 비닐하우스를 찾아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애로사항 등을 듣곤 하는데, 다들 좋아하십니다. 농한기에는 주로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과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정당이 다른 분들도 있을 텐데…어떻게 소통하시는지요.
▲비례대표를 포함 모두 10명의 의원들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1명, 무소속이 3명, 자유한국당 소속 6명 등 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의원들과의 조정이 쉽지 않지만, 서로가 양보를 통해 지역 현안 등을 조정해 나갑니다.

-의원들이 양보를 할 때도 명분이 있어야 할 텐데요.
▲우리 산청군은 굵직굵직한 지역공모 사업이 많습니다. 각 지역의 균형발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공모사업을 신청할 때 지역별로 안배를 합니다. 최근 ‘농촌 신활력 플러스사업’ 신규 사업 대상자(한방약초 융복합 신활력 플러스사업)로 선정되어 2022년까지 모두 70억원의 국비 등을 지원받게 됩니다. 또 새뜰사업, 중심지 활성화사업 등도 줄줄이 선정되어 지역 간 균형개발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엑스포를 한 번 더 개최하는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2013년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기 때문에 동의보감촌 활성화 사업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제2의 엑스포를 개최해 보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한방약초 축제를 산청IC 축제광장 등에서 하다 보니 접근성이 뛰어나 엄청난 관광객이 몰렸습니다. 이런 것도 엑스포를 한 번 더 열자는 의견이 나온 배경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많은 일을 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시죠.
▲양봉 농가를 위한 밀원수(蜜源樹) 조성 사업입니다. 요즘에는 남부, 중부지방 구분 없이 거의 동시에 꽃이 피기 때문에 ‘이동양봉’이 쉽지 않습니다. 올해 3년째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220㏊ 가량 밀원수를 조성하고 있는데 양봉농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카시아, 헛개나무, 백합나무 등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원지 적벽산 피암(避岩)터널 조성공사(총 길이 700m)도 제가 몇 차례 건의해 이루어진 사업입니다. 차량 등의 낙석(落石)피해가 아주 많았을 뿐 아니라 인명피해도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3년 계획이었습니다만 최근 공법을 바꾸어 1년 정도 앞당겨 완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남부문화체육센터 수영장과 성철스님 생가 앞에 조성된 묵곡 생태숲 등도 기억에 남는 사업입니다.

산청군의회 국내연수 현장체험.
산청군의회 국내연수 현장체험.

-산청하면 딸기가 유명하죠. 의회차원에서 특별한 지원을 하나요?
▲산청딸기는 지리산 산청곶감과 함께 농가 효자 품목입니다. 딸기는 현재 800여 농가에서 406㏊ 가량 재배하는데 연간 800억원의 고소득을 올리는 작물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을 2년 연속(곶감은 3년 연속) 선정되었습니다. 산청 농산물의 공동브랜드는 ‘산엔청’입니다. 저도 딸기를 재배해 봤습니다만, 군 의회 차원에서는 시설개선을 위해 농자재 등에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청군은 남부와 북부지역 간에 지역불균형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하죠?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건설 중인 국도 59호선 밤머리재 터널 공사가 완공되면(현재 공정 70%) 시천에서 산청읍까지 12~13분가량 걸립니다. 그러면 산청군 전체가 10~20분 거리에 있습니다. 원래 2025년 완공계획인데 2년 정도 앞당겨 2023년이면 완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터널이 완공되면 산청군 전체를 통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산청 관광인프라 확충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더 많은 관광객이 산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만규 의장은 산청군 신안면 산성마을에서 태어나 초, 중, 고를 모두 산청에서 마친 ‘산청 토박이’다. “주소를 옮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그는 군 제대 후 산청을 떠나 도시로 갈 생각도 한때 했었다. 그러나 ‘농촌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그를 주저 앉혔다. 28살 때부터 산성마을 이장을 할 정도로 마을일에 열성적이었다. 군 의원을 하기 까지 벼농사(130마지기)가 주업이었다. 물론 딸기와 양봉도 해 본 경험이 있다. 신안면 농업경영인회장을 거쳐 (사)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산청군 의원이 된 것도 “농민대표로 군 의회에 진출해 보라”는 주변의 권유 때문이었다.

그는 군 의원이 되고 난 뒤 이런 농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산청군 농업관련 예산이 2010년에는 400억원 가량이었으나 현재는 1000억원이 넘었다. 본인이 농사를 지어봤으니 농민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에 해마다 농업관련 예산을 늘리는데 항상 앞장선다. 그는 “오는 6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현장답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의장 임기동안 지금까지 해온 대로, 욕심 부리지 않고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의정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는 그는 “군 의원을 그만두면 다시 농사를 지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를 3선까지 당선시켜 준 군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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