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20대 ‘사기대출’에 두번 울었다
취업난 20대 ‘사기대출’에 두번 울었다
  • 김상목기자
  • 승인 2019.04.16 18:43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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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 대출서류 위조 사기단·폭력배 7명 구속·12명 불구속
20대초반 청년층 43명에 10억 대출받아 수수료 2억5000만원 챙겨

청년 취업난 가중으로 청년 실업자가 전국적으로 47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돈이 필요한 이들을 상대로 서류를 위조해 대출을 받게 한 뒤 억대 수수료를 챙긴 대출사기단과 조직폭력배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사기·협박 등 혐의로 A(25)씨 등 대출사기단 2명과 B(31)씨 등 조직폭력배 5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대출사기단 3명과 조직폭력배 9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대출사기단 A씨 등 5명은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대출받기를 희망한 43명에게 재직증명서·금융거래명세서 등 각종 서류를 위조해주고 시중은행에서 61차례에 걸쳐 10억원 상당을 대출받아 수수료 명목으로 모두 2억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출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인터넷에 대표 전화번호가 공개되지 않는 소규모 회사를 골라 재직 증명서에 기재해두고 회사 번호는 본인들이 착신할 수 있는 번호로 임의 기재해뒀다.

심지어 본인들이 기재한 번호가 인터넷에서 해당 회사 대표번호로 노출되게끔 조치해두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A씨 등은 폭력배들과 함께 SNS, 현수막 등을 통해 급전(急錢)이 필요하지만, 시중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20대 초반의 실업자, 알바생, 대학생 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은 대출 자격에 미달하는 것을 알면서도 사기단을 통해 대출을 받은 43명도 사실상 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중 절반은 사기단에 수수료로 20~40%를 떼주고 남은 금액을 생활비 등으로 썼고 나머지는 명의만 빌려주고 3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를 용돈 조로 받아 챙겼다.

명의대여자 중 일부는 본인 이름으로 발생시킨 대출을 사기단이 갚지 않는 바람에 빚까지 떠안은 경우도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폭력배들이 사기단을 상대로 제때 대출 사기 금액 중 일부를 상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감금·폭행을 행사해 사기대출로 챙긴 금액을 다시 갈취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A씨 등의 여죄를 수사중에 있으며 비슷한 유형의 피해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기관 대출 시 엄격한 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서류를 위조한 1명을 추적하고 있다. 김상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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