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파트 주민들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파트 주민들
  • 김상목기자
  • 승인 2019.04.18 18:46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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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핏자국 남아 심리상담·치료 병행 필요
▲ 지난 17일 방화·살인사건이 일어난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이용규기자

지난 17일 방화·살인사건이 일어난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주민들이 당시 마주했던 참혹한 광경으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안씨가 불을 지른 4층 집과 불이 번진 위층 등 곳곳에 여전히 시커멓게 탄 흔적을 멍하니 바라봤다.

18일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아직도 소름이 끼친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303동 9층 주민인 정 모(48)씨는 “당시 계단을 통해 내려오다 쓰러진 피해자들의 참혹한 상황을 목격하고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며 “당시 바닥에 흥건한 피를 밟고 내려갈수 밖에 없었는데 어른인 나도 충격인데 같이 내려오던 아이들의 충격이 더 심했던것 같다”고 말했다.

범인 안 모(42)씨의 바로 옆집인 407호 주민 송 모(82)씨는 “아들이 옆집에 불이 났다고 깨워 엘리베이터를 통해 내려왔는데 계단으로 갔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끔찍하다”고 말했다.

불이 난 맞은편 동에 사는 김 모(49)씨는 “사건 이후 새벽에 바람이 스치는 소리에도 깜짝놀라 잠에서 깬다”며 “아직 어제의 참상이 다 지워지지 않아 아이들이 집밖에 나가길 꺼려한다”고 말했다.

현장감식 후 피범벅이던 303동 비상계단과 입구 등은 대부분 물청소로 흔적을 지웠지만 건물 내외부에는 아직도 핏자국이 일부 남아 있다.

아파트 외부 출입구 쪽에는 당시 희생된 주민이 흘린 혈흔과 벗겨진 신발도 그대로 놓여 있다.

아파트 청소원은 “피범벅이 된 계단을 청소하면서 끔찍한 광경에 자꾸 눈물이 났다”라며 “당분간 기억속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내 작은 도서관에는 행정안전부와 대한적십자의 심리회복지원센터, 경남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진주보건소 등에서 주민 심리치료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한 심리치료 활동가는 “희생자 유가족과 다른 이웃 주민들이 충격과 함께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며 “마음을 다독이며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심하면 치료까지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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