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득 33개월간 사각지대 방치…희생자 첫 발인 엄수
안인득 33개월간 사각지대 방치…희생자 첫 발인 엄수
  • 김상목·최원기자
  • 승인 2019.04.21 19:05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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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차례 조현병 진료 확인…휴대전화·컴퓨터 디지털 분석 중
범행 흉기 2자루 지난달 중순 진주 한 전통시장에서 구입해
70대 황모씨 장례…나머지 희생자 유족 市등과 협상 이어가
희생자 황모(74) 씨 장례가 21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서 오전 유가족과 지인 등이 참석해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엄수됐다. 이용규기자
희생자 황모(74) 씨 장례가 21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서 오전 유가족과 지인 등이 참석해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엄수됐다. 이용규기자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42)이 5년간 68차례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진주경찰서는 안인득이 2011년 1월께부터 2016년 7월께까지 진주시 한 정신병원에서 68차례에 걸쳐 상세불명의 조현병으로 치료받은 기록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안인득이 2010년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며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해 재판에 넘겨졌을 당시 ‘편집형 정신분열증’ 진단을 처음으로 받은 이후 약 5년간 정신질환 진료를 받아왔다는 뜻이다.

안인득은 이후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해당 병원을 더 다니지는 않았다. 경찰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영장을 발부받아 진료 기록을 확인한 결과 안인득은 2016년 8월부터 33개월 동안 치료를 받지 않아 관리사각지대에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안인득을 상대로 수차례 면담을 한 결과 안인득이 10년 전께 김해 한 공장에서 일하다가 허리를 다쳐 산재 처리를 신청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은 뒤 사회 불만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했다.

안인득은 경찰에서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들을 위해 싸우기도 하고 약한 친구와 어울려 지냈다”거나 “실직 이후 폐지 줍는 노인들에게 간식도 나눠줬다”고 주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순전히 안인득의 진술이고 실제 그런 행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대체로 자신의 편에 서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적대감이 커지던 중 범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밖에 안인득의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이어가며 범행 동기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안인득이 범행에 사용한 흉기 2자루의 경우 지난달 중순 진주 한 재래시장에서 구매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객관적 증거 확보와 탐문 수사 등을 통해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번주 중 사건을 검찰로 넘길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 5명 중 1명의 발인이 21일 진행됐다. 사고 발생 5일 만이다.

이날 오전 10시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서 희생자 황모(74) 씨 장례가 유가족과 지인 등이 참석해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엄수됐다.

조규일 진주시장도 발인제에 들러 고인에게 인사하며 유족을 위로했다.

이날 엄수된 황씨 발인과는 별개로 희생자 5명의 유가족은 입원 환자 완치 시까지 치료비 전액 지원을 요구하며 진주시 등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7명 중에는 희생자 5명의 가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유가족 측은 특히 흉기에 찔려 입원해 있는 4명 가운데 일부가 후유장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상목·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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