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불경기 뉘 탓인가?
진주성-불경기 뉘 탓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23 15: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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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불경기 뉘 탓인가?

100m²의 3층 사무실을 전세 얻어서 쓰고 있는지가 엊그제로 21년째다. 4층 건물인데 맨 위층은 건물주인의 살림집이고 맨 아래층은 식당이 세를 얻어 영업 중이다. 만20년 동안 건물주인이 한번 바뀌고 2층 사무실은 세입자가 두 번을 바뀌더니만 지금은 비어있고 아래층은 각종 찌개와 소고국밥 전문식당인데 이태전만해도 점심때부터 밤이 이슥하도록 손님들이 빼곡했다. 나란한 좌우의 옆 건물도 크기가 비슷한 식당인데 세 집이 엇비슷하게 손님들이 북적거렸다.

재작년에 한 식당이 문을 닫고 두 식당은 얼마 전부터 밤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이유야 뻔하다. 상평공단의 근로자들이 퇴근길에 몰려와 소주잔을 기우렸는데 썰물처럼 서서히 빠져버려 밤에는 아예 불을 꺼버린다. 퇴근 시각이 칼날 같고 잔업이 줄어든 것도 이유이고 몰래몰래 조금씩 하던 음주운전조차 스스로 끊고부터 밤에는 찾는 손님이 없다는 게 식당주인들의 답이다. 요즘에 와서 사무실 아래층의 식당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점심시간대가 끝나면 문을 닫는다. 저녁에는 손님도 없는데다 최저 인건비도 못 맞추어서 종업원을 내보내고 가족끼리 하니까 힘도 부칠뿐더러 한 두 손님 받을 거라고 문을 열면 손해란다.

그런데 점심 시간대에는 두 집의 손님들이 빼곡한 것으로 보면 영업단축은 세 가지 이유에서다. 근로시간의 엄수로 칼 퇴근에다 잔업이 줄어서이고, 운전 때문에 퇴근길에 직장동료와 소주도 한 잔씩 나눌 수가 없어서이고, 노동량과는 관계없이 노동시간에만 엄격한 최저 임금이 부담된다는 뜻이다. 더러는 주머니사정을 탓하지만 소비자의 주체는 노동자이므로 임금이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따져보고 탓할 일이지만 앞서 세 가지의 이유는 누구의 탓일까. 사람들이 모이면 꼭 한마디씩 하는 말이 “문재인이가 들어서 경제를 망쳤다”란다. 기업경제에는 문외한이라서 그저 기업하기 좋은 정치를 하여 기업들이 재투자를 많이 하여 일자리가 많이 늘었으면 하는 정도지만 정작 모를 것은 연휴가 아니라도 국제공항은 내국인이 넘쳐나는 고속도로마다 승용차와 관광버스로 인한 차량정체는 그 까닭은 알지를 못한다.

그리고 “장사가 안 된다고 다들 야단이다”라고 말을 전하는 사람은 그 장사 안 된다는 업소를 본인은 얼마나 이용을 하고 있는가도 묻고 싶다. 나날이 대형매장의 집단시설지구가 신도시처럼 생겨나고 온라인구매와 외국직구와 대형매장의 유통물량은 왜 급증하고 있는가도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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