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비겁하지 말고 멋지게 살자
칼럼-비겁하지 말고 멋지게 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23 15:2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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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비겁하지 말고 멋지게 살자

철학자는 인간은 “죽음으로 향하는 존재”라고 하였고, 소설가는 “산다는 것은 무덤을 향하여 한 발자국 한 발자국씩 다가가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사람이 살던 동내에서 이사를 가려면 미리 준비를 잘해 놔야한 것처럼 살아 있을 때 사후준비를 단단히 잘 해놔야만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이 찾아오더라도 전혀 무서운 것 없이 당당하게 떠날 수가 있다.

그 준비란 비겁하지 말고, 멋지게 사는 것이다. 죽음은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허물을 벗듯 낡은 육신의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 과정, 즉 윤회(輪廻)하는 것이다. 육체는 이승에서 사라지는 부속물이고, 윤회의 주체는 혼이다. 옛날에는 사람이 죽으면 망자의 저고리를 들고 지붕 위에 올라가서 흔들며 육체를 떠나가는 혼, 윤회의 주체를 불러들이는 초혼(招魂)을 하였다. 그것은 더 좋은 세상으로 전생(轉生)하도록 공들일 시간을 벌기 위한 초혼 습속이었다.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육신을 가진 영혼이지만, 죽고 나면 육신이 없는 사람이다. 죽음이란 인간의 경험 영역과 지각 영역을 넘어서는 차원이어서 그 본체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하지만, 한 생명체의 모든 기능이 완전히 정지되어 전혀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를 죽음이라하며 죽음은 인생에서 가장 중대한 문제이다.

누구나 꼭 한번은 겪어야하는 인생의 종말을 고하는 문제이기에 지금 부귀권력을 움켜쥐고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도 죽음 없는 인생은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그러므로 전쟁에서 승리한 것처럼 우쭐대지 말고 더욱 겸손하게 살아가자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주변을 세심하게 살펴주는 좋은 습관과 정직성을 가져야한다.

좋은 습관은 나의 종이 되지만, 나쁜 습관은 나의 주인이 된다. 나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 정직하게 살 수밖에 없다. ‘저승 백년보다 이승 일 년이 낫다’지만 ‘죽음은 늘 곁에 있고, 저승길이 대문 밖’이어서, 죽음은 언제든지 나를 찾아올 수 있다.

그러니까 정직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공평한 업무집행과 기도하는 심정으로 살아가자.

마태복음7장에는 ‘자식이 떡을 달라는데 돌을 줄 부모가 있겠느냐. 자식이 생선을 달라는데 뱀을 줄 부모가 있겠느냐. 악한자라도 자식에게 좋은 것을 주려하거든 하물며 하나님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느냐’는 말씀이 있다. 인간은 반드시 종교를 가져야하며 매일 정성껏 기도하는 마음으로 변칙과 반칙이 없는 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그러면 세상은 한결 평온하여진다. 내가 오늘 저녁에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면 더욱 정직하게살 수밖에 없으며 확고한 준법정신으로 사는 사람에게는 죽음은 재난도 아니요, 두려운 것도 아니며 조용한 휴식이자,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 앞에서 슬퍼하며 통곡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축복하고 기뻐해야할 일이 된다. 비겁하게 살지 말자. 이웃과 사회가 행복해지도록 노력하며 삶에 지친 분들을 위로해주고, 부귀권력을 탐하거나 시기하는 마음도 과감히 버려야한다.

자신이 아무리 출세를 하고 유명인사가 되어도 죽고 나면 모두 금방 잊어먹는다.

삶은 죽음의 일부이다. 너무 설치지 말고 협동하라. 항상 자기만 내세우며 자기 삶에만 집착한 이기주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속에, 늙어가는 것마저 고통으로 생각하게 된다. 비겁하지 말고 멋지게 살자. 비굴하거나, 온갖 예속과 구속에서 해방되어보라.

모두를 사랑하고 공경하며 칭찬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살아가면 무병장수할 수 있고, 죽음이 찾아와도 평온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공포나 재앙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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