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살인사건 8일째 진주 아파트 주민들 혼돈 지속
방화 살인사건 8일째 진주 아파트 주민들 혼돈 지속
  • 김상목기자
  • 승인 2019.04.24 18:38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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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보건소 심리상담센터 운영 주민상담 나서
일부주민 다른 곳으로 이사…이주검토도 잇따라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방화 살인 참사가 발생한지 8일째인 24일 주민들이 사건 수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용규기자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방화 살인 참사가 발생한지 8일째인 24일 주민들이 사건 수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용규기자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안인득(42)에 의한 방화 살인 참사가 발생한 8일째인 24일 사건 현장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주민들이 사건 수습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평일 낮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눌 법도 한데 오가는 사람은 드물었고 이삿짐 업체 차량과 사람들만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참사가 일어난 303동은 청소와 함께 도색작업과을 끝내 참사 당시의 참상은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방화가 있었던 4층에는 여전히 검게 그을린 곳과 매캐한 냄새가 곳곳에 배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삿짐 업체 직원 김 모(41)씨는 “오늘만 이곳에 이사를 가는 가구가 2군데나 있다”며 바삐 이삿짐을 나르고 있었다.

참사 당일 경비를 섰던 권 모(46)씨는 “주민들이 아직까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이 아파트 전경안 관리소장은 “주민들이 검게 탄 건물 안팎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 시설환경 개선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와 진주시보건소는 아파트 작은도서관을 빌려 ‘현장 이동 통합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며 트라우마를 겪는 주민들의 심리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이곳의 한 심리치료사는 “참사가 발생하면 심리상담 등을 통해 주변에서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에 따라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시간이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 관리소 회의실에서는 이 아파트 운영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20일부터 참사가 난 303동 주민 등 이 아파트 주민들의 이주 관련 상담도 활발하게 이어졌다.

303동에 사는 김 모(61)씨는 “사건 당일 늦게 탈출해 무사하지만 매일 인사하고 담소를 나누던 이웃이 참사를 당해 마음이 아프다”며 “이곳에서 더는 살 엄두가 나지 않아 현재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간히 보이는 주민들은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어도 서로 이해하고 다독이며 함께 살아온 삶의 터전이었는데 떠나는 사람들의 마음은 오죽하겠냐”며 “충격이 쉽게 가시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극복해야 할 일이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김상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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