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나라 만들어주신 어르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잘사는 나라 만들어주신 어르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 글/김상목·사진/이용규기자
  • 승인 2019.04.24 18:49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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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여래사 ‘제25회 어르신 경로위안잔치’ 성료…1500여명 참석
정성가득 점심과 흥겨운 공연 덩실덩실 즐거운 시간
경비 전액 자체수입 충당해 사찰수입 사회환원 모범
▲ 진주 여래사 동봉 스님이 24일 경로잔치에 참여한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잘 사는 나라로 만드셨지만 우리 사회로부터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시는 어르신들 오늘 하루는 모든 근심걱정 털어 버리시고 마음껏 웃고 즐기면서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30년 넘게 우리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회봉사활동을 꾸준하게 펼쳐 온 진주 여래사 주지 동봉 스님이 올해도 변함없이 진주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풍성하게 마련해 어르신들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했다.

동봉 스님은 24일 여래사 신도회, 불국정토회와 삼보회, 사회봉사회, 개인택시불자회, 진주불교청년회와 함께 ‘제25회 노인들을 위한 시민위안 경로잔치’를 진주시 신안동 소재 진주학생실내체육관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진주 여래사가 24일 진주학생실내체육관에서 ‘제25회 노인들을 위한 시민위안 경로잔치’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진주 여래사가 24일 진주학생실내체육관에서 ‘제25회 노인들을 위한 시민위안 경로잔치’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 진주지역 어르신 15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으며, 자원봉사자들이 정성껏 마련한 점심공양과 함께 지역가수 김수진씨의 사회로 박현민, 공나희, 전미옥 씨 등 가수들의 흥겨운 공연이 마련돼 어르신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동봉 스님이 지난 1979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는 경로잔치는 그동안 25회째를 치르면서 연인원 3만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참여했으며 경비만도 6억여원이 넘게 들었지만 외부단체나 개인의 후원금은 일체 없이 경비 전액을 자체수입으로 충당해 사찰 수입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황태근(69·상봉동) 할아버지는 “행사를 마련하려면 적지 않은 경비가 소요될 터인데 스님께서 해마다 경로잔치 행사를 마련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제25회 노인들을 위한 시민위안 경로잔치’를 함께 해준 봉사자들과 기념촬영을 가졌다.
‘제25회 노인들을 위한 시민위안 경로잔치’를 함께 해준 봉사자들과 기념촬영을 가졌다.

또 김분이(81·신안동) 할머니는 “동네 할머니들과 잔치에 참석하려고 아침 일찍부터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행사를 마련해준 동봉스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여래사 동봉 주지스님은 인사를 통해 “우리 사회를 유지, 발전시킨 공로자들인 노인세대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매년 잔치를 가진다”며 “노납이 칠순을 넘었지만, 앞으로도 힘 닫는데까지는 계속 어르신들과 즐거운 하루하루가 되는 삶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축사에서 “동봉스님이 40여년간 이 일을 해오셨다. 스님께서 여러분들께 점심을 대접하는것은 여러분들이 지난세월 동안 잘 살아오셨기 때문에 진주가 발전되고 여러분들의 자녀분들이 잘 성장하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해서다”고 밝혔다.

이어 “진주시에서는 활동이 가능하신 어르신에게는 일자리를 드리고 활동이 불편하신분들에게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들을 많이 만들겠다”며 “또한 자녀와 손주들이 일을 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동봉 스님은 평생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지난 79년부터 매년 경로효친을 실천해 왔으며 교도소 재소자 교화사업, 소년소녀 장학금지급, 낙도어린이 지원, 어린이 놀이터 놀이시설 설치, 수재민 돕기 등으로 40여년동안 한결같은 이웃사랑과 진정한 자비를 몸소 실천하면서 각계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스님은 이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국민추천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을 비롯해 수많은 수상을 했으며, 지난 2008년에는 제8회 진주시민상을 수상한 바 있다.

◆동봉스님 인터뷰
소외이웃과 나누는 사랑의 손길 무소유 자비의 삶

장학금 지원 등 30년 넘게 나눔 몸소 실천
사회봉사 관심이 우리 불교가 가야 할 길


동봉스님은 바로 무소유의 자비정신과 삶을 몸소 실천하며 지역의 크고 작은 일에 부처님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진주지역 어르신은 물론 불우 청소년, 재소자 등 중생이 있는 곳 치고 동봉 스님의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은 구석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의 자비실천은 무한이다. 스님은 특히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부처님의 가피를 30년 넘게 몸소 실천하고 있다. 26일에도 진주학생실내체육관에서 진주지역 어르신 1500여명을 초청해 25번째의 시민경로위안잔치를 마련했다. 경로잔치를 마련한 스님으로부터 부처님의 자비정신과 봉사정신에 대해 들어 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로위안잔치를 해마다 거르지 않고 여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어르신들은 배고픔을 참으며 궂은 일과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덕분으로 오늘날 경제부국을 이루신 주역들이지만 마땅한 대우는 커녕 소외된 채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물질이 풍요해지면서 핵가족 문화의 확산으로 어르신들을 등한시하는 것이 일상사가 됐습니다. 어르신들이 대접을 못받는 것은 고사하고 학대 당하고 젊은세대로부터 ‘짐짝’ 취급을 당하는 세태는 우리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입니다. 어르신들이 푸대접을 받는 것은 우리 고유의 가장 큰 덕목인 경로효친 정신이 갈수록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어르신들이 푸대접을 받는 현상을 안타깝게 여겨 지금부터 30여년부터 지금까지 연례행사로 경로잔치를 열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 행사는 제가 좋아서 해마다 여는 것입니다.

-대규모 경로잔치를 하려면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을 텐데요.
▲물론 경비도 많이 들고 여러가지 준비할 것도 많아 고생은 되지만 어르신들이 비록 하루지만 즐겁게 노시는 모습을 보면 해마다 또 하게 됩니다. 우리 절의 신도회와 불국정토회, 삼보회 및 사회봉사회, 진주불교청년회, 개인택시불자회 회원들이 행사 준비부터 진행까지 많이 도와 줍니다. 처음 시작은 절에 들어오는 수입을 유효적절하게 사회에 환원시키자는 측면에서 하게 됐는데 해가 갈수록 어르신들에 대한 봉사에 대한 의무감이 생깁니다. 그래도 잔치에 오신 어르신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스님이 하시는 봉사활동은 많은 재정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것들인데 재원은 어떻게 조달하십니까.
▲저의 봉사활동은 무소유 정신을 실천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봉사활동을 위한 경비마련을 위해 따로 돈을 마련하지는 않고 절에 들어오는 모든 수입으로 이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초파일 등 수입과 49재 수입, 그리고 제가 다니면서 법문을 해서 보시 받은 돈 모두가 경비에 포함됩니다. 경로잔치와 생일상마련, 장학금 지급 등을 모두 합치면 연간 6000여만의 경비가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장학금 전달 때에만 불국정토회에서 조금 지원을 받고 나머지 경비는 절 수입으로 모두 충당하고 있습니다.

-이제 초파일이 한 달가량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초파일에 등을 밝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등의 불빛은 광명입니다. ‘빈자일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계시던 절에서 신도들이 많은 등을 달았는데 새벽에 보니까 모든 등이 꺼졌는데 유일하게 꺼지지 않은 등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자들이 궁금해서 부처님께 물어 보니 ‘가장 가난한 사람이 켠 등’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가장 지극정성을 들여 등을 달았기 때문에 불이 꺼지지 않았는데 그것이 가난한 자의 등 하나, 즉 ‘빈자일등’입니다. 부처님 오신날에 등을 다는 것은 이러한 빈자일등의 정신으로 고해에서 신음하는 중생들에게 밝은 빛을 선사해 세상을 사는 중생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것이 부처님 오신날 등을 밝히는 이유입니다.

-불교계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우리 불교가 살아 나려면 포교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젊은 신도들을 많이 끌어들여야 합니다. 지금 불교계의 현실은 스님들이 주지 발령받아 나가면 절 크게 짓고 공사 크게 해서 외형적인 것만 쫓아 가는 형편입니다. 큰 절에 가보면 외형만 화려하고 절에 스님이 없습니다. 결국 사람을 위해 쓰여질 돈들이 절집의 화려하고 외형적인 치장에만 흘러가니 잘못된 것이라는 겁니다. 절 규모를 키우지 않더라도 사회봉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우리 불교가 가야 할 길입니다. 글/김상목·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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