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방화 살인범, 범행에 걸린 시간 ‘12분’
진주 방화 살인범, 범행에 걸린 시간 ‘12분’
  • 김상목기자
  • 승인 2019.04.25 18:54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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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집에 불 지른 뒤 1~4층 오르내리며 11명 자상입혀
약자만 노린 범행 의혹 제기 불구…“눈에 보이는대로 범행”
진주 소방관들이 17일 오전 진주 가좌동 한 아파트 방화 난동 사건현장에서 혈흔을 씻어내고 있다. 이용규기자
진주 소방관들이 17일 오전 진주 가좌동 한 아파트 방화 난동 사건현장에서 혈흔을 씻어내고 있다. 이용규기자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범인 안인득(42)이 11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데는 단 1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25일 검찰 송치 전 경찰의 브리핑을 토대로 범행 당일 행적을 재구성해보면 안인득은 지난 17일 오전 0시50분께 흰색 통을 들고 밖으로 나가 인근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1시간 뒤 귀가했다.

안인득은 이후 3시간 가까이 집 안에 머문것으로 확인됐지만 정확하게 무엇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디지털 포렌식 결과 이 시간에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은 오전 4시25분께 자신의 집 4층 싱크대 앞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르면서 시작됐다.

그 직후 한달 전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34㎝·24㎝ 길이의 흉기 2자루를 챙겨 나가 아파트 계단에 자리 잡았다.

안인득은 화재경보음 등을 통해 화재를 인지하고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잠에서 막 깬 주민들은 1~4층 계단을 오르내리며 무차별 흉기를 휘두르는 안인득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희생자인 12살, 18살 등 10대 미성년자 2명과 50대, 60대 여성, 70대 남성 등 총 5명이 목 등 급소를 수차례 찔려 숨졌다.

이를 두고 한때 안인득이 아이·여성·노인 등 약자만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경찰조사에서 안인득은 “눈에 보이는 대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범행으로 사망자 외 6명도 중·경상을 입었고 나머지 10명은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는 등 총 21명이 피해를 당했다.

안인득의 범행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오전 4시35분께 끝났다.

경찰은 2층 복도에서 안인득과 조우한 뒤 테이저건을 쏘았으나 옷이 두꺼워 쓰러뜨리지 못했다.

안인득은 오히려 양손에 쥐고 있던 흉기 중 하나를 경찰에게 던지는 등 거세게 저항했다.

이에 경찰은 안인득의 제압을 위해 공포탄 2발과 실탄 1발을 발사했지만 안인득은 이를 모두 피한 후 나머지 한손에 있던 흉기를 마저 던지고 나서야 경찰에 체포됐다. 이때 시간이 오전 4시50분이다.

불은 안인득 집 내부와 복도 20㎡를 태운 뒤 오전 4시57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경찰은 안인득이 범행 도구를 한 달 전 준비한 데다 비교적 짧은 시간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낸 점 등에 미뤄 치밀한 계획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또 주치의가 바뀌는 과정에서 2016년 7월을 끝으로 조현병 치료를 중단한 뒤 피해망상에 따른 분노가 커져 범행에 이른것으로 분석했다.

안인득은 그간 “10년간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했다”, “국정농단 등이 나를 해하려는 세력에 의해 일어났다”는 등 범행 동기에 대해 횡설수설해왔다.

안인득은 방화·살인 동기와 관련해 “불을 지르면 주민들이 바깥으로 대피할 걸 알고 있었느냐”는 경찰 질문에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게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 답변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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