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자신만의 진솔한 삶을 살아보자
아침을 열며-자신만의 진솔한 삶을 살아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28 15:4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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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자신만의 진솔한 삶을 살아보자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은 봄이 옴을 아쉬워하고, 추위를 싫어하는 사람은 빨리 봄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린다. 여름을 즐기는 사람은 따가운 햇볕 아래에서도 해변의 물살을 즐길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다들 자기가 좋아하는 계절이 있기에 그 계절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자기만의 준비를 한다.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잘 보내보려고 오늘도 여기저기를 기웃거려본다. 바깥 풍경은 노랑의 향연이 끝나고 연분홍의 향연도 끝자락에 와 있다. 진분홍의 참꽃이 온 산자락을 덮고 있고, 양지 바른 곳은 벌써 붉은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는 것을 보니 완연한 봄이 자리를 잡았다. 그러면서 벌써 여름이 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레 걱정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작년 여름의 무더위 기세가 너무나 당당했으니 올해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맘이 그렇게 만든다. 그렇다고 기계 문명에 의존하면서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리는 것 빼고는 해결책도 없으면서 말이다.

이처럼 우리 인생은 늘 변화에 대한 기대와 순응, 걱정의 연속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좀 다른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환경에 순응하면서 말이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좀 모자라 보여도 내가 만족하면 그만이다. 또 내일이 오늘과 같으면 어떻고 다르면 어떤가?

내가 할 일이 있음에 감사하고,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음에 감사해 하면서 살면 된다. 완연한 봄기운에 겨우내 숨죽여 있던 나무도 파란 나뭇잎으로 살아있음을 알린다. 바깥 풍경은 늘 변화하고 있는데, 내가 그 변화를 느낄 수도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기도 하지 않는가? 내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것을 나이가 들어감에 배운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변화의 속도는 더 빠르게 느껴지고 적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진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받아들이고 내 삶으로 가져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되면서 불안감을 이제는 체념을 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만 받아들이자고 나와 협상을 한다.

어제 보던 책을 다시 펼쳐 머릿속에 집어넣기를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몇 장을 넘기고 곰곰이 읽었던 내용을 떠올려 보면 기억에서 이미 사라지고 없다. 그렇게 암기력이 좋다고 자부했던 내 머리를 넣기와 비우기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되어감에 이제는 체념해야 할 대상에 기억력도 추가 되었다. 변화 속에서 성장해 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길게만 느껴지던 ‘하루’라는 시간이 순간처럼 느껴지고 훅 지나가 버린다.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려고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내 삶의 주인공이 나라고 나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 본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지금의 나에게 적응하면서 살아가면 된다고. ‘내 삶의 주인공이 나’라는 것은 나에게 집중하면 된다. 나 자신을 살펴본다는 것은 내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마음 속 깊은 곳에서의 자기 소리에 귀 기울여 보면 된다. 수세기 선조들이 던졌던 질문, 내가 누구인지를 나에게 던지면서 답을 찾아보면 된다.
방탄소년단의 ‘Fake Love’라는 노래 가사 속에 숨겨진 뜻처럼 거짓된 삶이 아닌 진정한 나의 삶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이 삶이다. 내 자신에게 진솔해지면 내 삶 자체도 진솔해 질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진솔해질 것이다.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잘 못하면 잘 못하는 대로 인정하면서, 서로를 인정해 주면서 더불어 살아가면 된다.

오늘 일어나는 작은 변화에도 감사하고, 힘들 때일수록 서로 다독이고 위로하면서 살아가면 지금보다는 더 행복한 시간이, 행복을 만드는 공간이 될 것이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내 보낼 마음의 여유도 가져보고, 내 가족에게 나와 같이 있어주어 고맙다는 말도 건네 보자.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이들에게도 밝은 미소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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