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절에서 절을 하는 이유
칼럼-절에서 절을 하는 이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5.07 16:1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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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절에서 절을 하는 이유

현대인들이 가장 두려운 것은 첫째, 자기가 죽는 것. 둘째, 직장에서 해고당하거나 실업자가 되는 것. 셋째, 경쟁에서 낙오되거나 조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것이 아닐까싶다. 그러나 부지런하고 겸손한 사람에게는 이러한 걱정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옛날부터 인도에서는 서로 합장(合掌)을 하고 ‘나마스테’하며 인사를 해왔다.

합장은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는 뜻이며, 다섯 손가락을 붙이는 것은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눈, 귀, 코, 혀, 신체 등이 색깔, 소리, 냄새, 맛, 감촉으로 흩어진 다섯 감각기관들을 한군데로 모아 경건해진 마음으로 수행하여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지향한다.

합장을 하면 척추를 중심으로 좌우의 균형이 잡히고,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균형을 이루어 건강은 물론 한쪽으로 치우치기 쉬운 생각의 균형까지 바로잡아준다. 바른 자세가 될 때 바른 행동이 나오므로 손가락을 벌리거나 두 손에 틈이 벌어지면 안 된다.

사람은 내가 못났다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모든 상대를 섬길 수 있어서 철이든 사람이며, 내가 제법 똑똑하고 잘났다는 생각으로 꽉 차있으면 아직 철이 덜든 사람이다.

큰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있다. 사람도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할 줄 알 때 큰 인물이 된다. 우리가 가는 길은 바른길이 아니면 잘못된 길. 둘 중 하나이음으로 날마다 바른 길을 가기위해 노력해야한다. 우리는 남들로부터 존경받고 대접받는 때를 가장 조심해야한다.

나를 좋아하고 칭찬하며 따르는 사람들은 나의 성장을 방해하는 마군(魔軍)이 되지만, 나를 중상모략 하고 적대시하는 사람들은 분발촉진제가 되므로 원수 아닌 은인으로 받아들이면서 그들을 미워하거나 또는 칭찬에 우쭐하지 말고, 자신을 더욱 낮추어 나가야한다.

절을 하는 것은 곧 하심(下心)하는 것이며, 자신을 내려놓고 낮추면서 아상을 없애는 행위로서, 일체의 선인악업(善因惡業)을 다 버리고,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성취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전생과 지난날에 알게 모르게 지은 죄업이 많다는 것을 인정할 줄 안다면 언제 어디서든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을 수 있다. 절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사(人事)이다.

상대를 존중한 마음이면 자신의 신체 중 가장 높은 이마를 가장 낮은 바닥에 대고 스스로를 낮추어서 분쟁을 피함과 동시에 평화를 얻을 수가 있다. 절은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저 바닥까지 스스로를 낮추어서 더욱 작아지고 낮아지며, 모든 것을 계속 비워내는 과정이다.

사회인 중에서도 큰 결심을 했을 때 3보1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세 걸음을 걷고 한번 절하는 것으로 첫 걸음은 탐욕, 두 번째 걸음은 노여움, 세 번째 걸음은 어리석음을 완전히 비워내겠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도 정직하게만 살아왔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승자는 패자를 향해, 패자는 승자를 향해, 자신을 더욱 낮추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볼 줄 알아야한다. 가정이나 직장에서도 자신을 낮추며 절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그만큼 밝고 평화로워지게 된다. 매일 절 운동으로 건강과 겸손함을 챙기면서 살아보라.

욕심이 많으면 맷돌로 목걸이를 하여 목에 걸고 다닌 것처럼 삶이 무겁고, 가슴을 죽창으로 찌른 것처럼 아픈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을 계속 낮추면서 절을 하면 에너지가 활성화 되어 점차적으로 몸에서부터 변화가 일어나며 마음이 맑아지고, 밝아져서 미워하던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뀌고, 화내고 짜증내던 마음이 웃는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동시에 인색하여 자기밖에 모르던 개인주의가 베푸는 마음으로 바뀌면서 부지런 하고 겸손해진다. 밥 먹듯이 숨 쉬듯이 잠자듯이 매일 절 운동을 실천하여 만사형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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