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단거리·중거리·장거리스피치(2)
도민칼럼-단거리·중거리·장거리스피치(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5.16 15:12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효정/(주)휴먼앤비즈 대표

최효정/(주)휴먼앤비즈 대표-단거리·중거리·장거리스피치(2)


‘단거리스피치’는 말 그대로 ‘짧은 시간동안’ 어떤 주제를 가지고 완주해야하는 실전스피치 형식이다. 1분스피치, 2분스피치, 3분스피치와 같은 형식으로 훈련하는데, ‘단거리’이긴 해도, 대강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짧은 시간동안 하는 단거리스피치의 가장 좋은 예는 ‘자기소개’인데 1분의 짧은 시간에도 말하는 이에 따라 귀에 쏙쏙 들어올 수도 있고, 1분이 10분처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짧은 단거리스피치를 해야 할 일이 우리 삶에는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기억하자. 퍼블릭스피치(public speech)에서는 단거리든 장거리든 말하기의 격식이 있기 때문에 대충 얼버무리거나 상황을 어설프게 모면하려고 하지 말자.

말은 곧 그 사람의 태도와 인격을 나타내므로 사회생활에서 쌓은 어떤 이미지보다 결정적이다. ‘자기소개’와 같은 단거리 스피치에도 들어가는 말(인사), 구체적인 본론(자기소개라면 직업 등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내용), 경청해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인사 등 상황과 격식에 맞는 자기소개 몇 편을 평소에 준비해 두는게 좋다.

‘중거리스피치’는 단거리스피치 보다 길이가 늘어나고 제법 풍성한 내용을 담아야한다. 주로 프레젠테이션 형식이나 강의 등이 대표적인데 일반적으로 퍼블릭스피치에서 15분이상이 넘어가면 주제와 형식 등 뼈대를 갖추어야 한다. 독자들은 생각할 것이다. ‘나는 강의와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스피치를 배우거나 신경쓸 필요없어’. 과연 그럴까?

업무보고, 회의진행, 중요전달사항, 입찰프레젠테이션, 설득, 협상 등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실전에서 스피치를 주도해야하는 일들이 펼쳐진다. 짧은 말하기라면 어찌어찌 임기응변으로 말해 볼 텐데 시간과 분량이 늘어나는 중거리스피치에서는 ‘구성법’이 중요해진다.

말 할 주제와 목적에 따라 골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일종의 목차를 세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정돈하는 능력도 필요해진다. 그러려면 말 할 내용이 마련되어야 하고, 이것이 본인 전문분야라 해도 대상에 따라 전달하는 기술 또한 필요한 것이기에 내용이 마련되었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 과정은 전략을 도식화하는 과정으로 주제에 따라 원고를 구성하고 스피치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능력이 요구된다. 문건을 보고 독해하는 능력, 요약하는 능력, 편집, 첨삭하는 능력까지…지식을 끌어내고 정보를 활용하는 소양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내용구성이 어렵지는 않으나 발표력이 걱정되는 연사라면 필히 리허설을 해 보아야 한다. 이것도 성격문제인데 연사 자신이 머리형의 성격인지, 가슴형의 성격인지, 장형의 성격인지에 따라 스피치를 준비하고 실전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은 본래 타고난 기질이 있어 기질대로 퍼포먼스를 구성할 때 능률이 올라간다. 따라서, 자신이 조금 더 꼼꼼한 준비력이 뒷받침될 때 행동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면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의 원고가 논리적으로 빈틈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살피고 고쳐 나갈 것을 권장한다. 머리형의 연사에게는 원고가 곧 총알이므로 총알장전에 신경 쓰라는 얘기다. 반대로 관계중심의 가슴형 성격이라면 거울 앞에 서서 자신감 있게 말하는 모습을 자꾸 상기시키길 권장한다. 청중들의 눈을 맞추며 즉각적인 소통도 서슴치 않는 가슴형에게 가장 중요한 준비는 바로 자신감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행동이 빠르고 감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인 장형의 성격이라면 군더더기 없이 한 번에 깔끔한 스피치를 할 수 있도록 처음과 끝을 연습하고 연단에 올라서길 권장한다.

스피치에 있어 대충 대충은 없다. 수다와 스피치가 다른 점은 바로 뼈대(주제)가 있냐 없냐인데, 아무리 짧은 단거리 스피치도 분량이 조금 긴 중거리 스피치도 퍼블릭스피치의 상황이 된다면 첫째도 둘째도 ‘준비’가 필요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조금 더 연단을 소중한 자리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소중한 분들 앞에 선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성을 다해 ‘준비’한다면 당신은 최고의 연사로 각인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