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진주성-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5.19 15:4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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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세상에 태어나 사람답게 삶을 살아가려면 인간의 도리를 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께 정성을 다해 효도를 다하는 것이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일이야말로 천륜이고 인륜의 대사로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효(孝)의 한자를 보자면 아들이 늙은 어버이를 업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다. 그래서 효는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도덕이자 윤리였다.

불교에서도 부모님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고 깊음을 설하여 그 은혜에 보답할 것을 가르친 경전이 있다. 바로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다. 부모은중경은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이라고도 한다. 이 경의 내용은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인 예로서,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는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고 8섬 4말의 혈유(血乳)를 먹인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須彌山)을 백천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설했다.

이 경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부모의 은혜를 구체적으로 십대은(十大恩)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십대은은 ① 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 주는 은혜 ② 해산날에 즈음하여 고통을 이기시는 어머니 은혜 ③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④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아 먹이는 은혜 ⑤ 진 자리 마른 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 ⑥ 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 ⑦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⑧ 먼 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 ⑨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짓는 은혜 ⑩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는 은혜 등이다.

이 경에는 은혜를 갚는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7월 15일의 우란분재(盂蘭盆齋)에 부모를 위해서 삼보(三寶)에 공양하고, 이 경을 간행하여 널리 보급하도록 했다. 그리고 부모를 위해서 이 경의 한 구절 한 게송을 잘 익혀 마음에 새기면 오역(五逆)의 중한 죄라도 소멸된다고 했다.

노납이 새삼 부모은중경을 소개하는 것은 땅에 떨어진 천륜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이다. 노인이 된 부모들은 외롭고 쓸쓸하다. 도회지로 떠나간 자녀들이 명절이나 어버이날에 삐죽 한번 얼굴 내밀며 간간이 전화하고 용돈만 부쳐 오는 꼴이다. 그래도 이런 노인은 행복한 편이다. 삼백예순날 소식 한 자 없는 자식들이 적잖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들이 재산문제로 부모를 살해하는 천인공노할 일들이 왕왕 벌어지면서 우리사회를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잃어버린 천륜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모은중경의 정신을 되새기고 경로효친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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