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때를 기다려
진주성-때를 기다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5.20 15:3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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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때를 기다려

올 3월 달에 날씨가 따뜻해서 온실식물을 야외에 내 놓았는데, 그날 저녁 온도가 영하로 떨어져 커피나무와 선인장등 아끼는 나무들이 동사했다.

며칠 전에는 어머니께서 마당의 잡초를 뽑으면서 이 풀들은 지금 뽑지 않으면 씨가 퍼지면 걷잡을 수 없다면서 호미질을 놓지 않으셨다.

커피도 너무 빨리 볶으면 설익고 풋내고 나고 너무 늦게 배출하면 기대했던 향 대신 쓴맛이나 떫은맛으로 마시기 어려울 수 있다.

커피 추출도 빨리 하면 되면 신맛이 나고 시간을 넘겨서 추출하면 원하지 않은 맛이 날 수도 있다.

나무는 겨울에 동면을 했다가 봄이 되면 싹을 띄워야 할 때가 있고 지금이면 꽃을 피울 때가 되고 가을이면 열매를 맺을 때가 된다.

사람 또한 열심히 놀 때가 있고 공부할 때가 있고 사랑할 때가 있고 돈 벌 때가 있다.

힘들 때는 힘들다.

결과의 가치가 빛나는 것은 외로울 때와 힘들 때, 눈물 흘릴 때가 있고, 서글플 때 무서울 때 배고플 때도 있고, 포기하고 싶을 때 모든 순간들이 그 때를 지나 결과의 때를 기다렸던 인고의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행복이 짧은 건 기다리는 때가 길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핀 꽃도 며칠뿐이며 하루살이의 짧은 삶에도 의미 있는 시간일 때가 있을 것이고 0.1초로 1등 우승 매달이 가치 있는 건 긴 시간 준비한 힘든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때를 놓치면 힘은 들지만, 때를 준비하지 않는 사람은 가능성도 없다.

‘배울 때’를 아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서로에게 배워서 즐겁지만 ‘배움의 때’를 알려고 하지 않는 이를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를 모르는 사람에게 화낼 이유는 없다. 때가 되면 배우게 될 것이고 때를 모르면 서로 남이 되는 것이다.

내년에는 곡우를 지나 온실나무를 내 놓아야 할 것이고, 내년에 더 예쁜 백합과 장미꽃을 보기 위해서는 지금 나무를 심고 물을 주어야 한다.

때는 기다리기 때문에 성급할 이유 없고, 성급하지 않으니 마음이 평안하고, 때는 기다리기 때문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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