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2)-진주새싹삼애 이근원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2)-진주새싹삼애 이근원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19.05.20 17:37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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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의 미래, 6차 산업으로 준비해야
▲ 이근원 대표는 진주시 미천면에서 인삼새싹과 보리새싹을 재배하고 있다.

농산물 유통하다 인삼새싹 재배한지 7년

놀이터 같은 체험농장 등 6차 산업 준비
식당·인터넷 직거래 등 판로확보 노력
자연재배에 가깝게 정직한 먹거리 생산


진주시에서 인삼새싹과 보리싹을 재배하고 있는 이근원(55) 대표는 농산물 유통을 하다가 직접 재배에 뛰어 든 강소농이다. 6차산업으로 우리 농업이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이 대표는 앞으로 놀이터 같은 체험농장을 만들려고 구상중이다. 이 대가 구상하는 체험농장은 인건비도 줄이고 방문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그런 체험농장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진주시 미천면에서 인삼새싹과 보리새싹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새싹농사를 했던건 아니구요. 버섯을 시설재배하다가 최근 7년전부터 새싹농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새싹삼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있으신지요
▲버섯을 재배하던 당시에는 유통을 했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새송이버섯을 직접 재배하게 되었습니다. 한 5년 정도 키우는 사이 버섯재배농가가 급증하게 되었고 버섯공급량이 늘어나는 시점에 다른 품목을 찾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새싹삼을 키우다가 그만두신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으로부터 새싹삼에 대한 얘기를 듣고 그 어떤 작물보다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버섯재배사를 개조해 새싹삼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새싹삼은 건강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농장을 둘러보니 버섯재배사와 많이 닮아있는데요
▲새싹삼의 특징을 보면 작물이 까다롭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버섯은 CO2 농도를 비롯해 대단히 예민해서 그에 따른 시설을 모두 갖추어야 하지만, 새싹은 기본적인 요소들을 충실히 지켜주면서 빛에 대한 관리만 잘해주면 되는 작물입니다.

-새싹삼도 일정한 환경에서 균일하게 제어되는 시설에서 재배하시는데, 그렇게 재배하면 연작장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새싹삼재배에 대해서 제가 특허를 갖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상토에서 키웠는데 아주 잘자랐습니다. 작업하기도 용이하고 좋았는데, 두 번 세 번 재배횟수를 늘릴수록 장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마사토를 이용해서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연작장해는 없습니다. 마사토 재배는 새싹인삼 재배에 적합한 마사토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또 무거운 단점이 있습니다만 연작장해가 없기에 더 건강하게고 자연환경과 같은 상태에서 새싹인삼을 재배할 수 있지요.

-하루 일상은 어떤가요
▲시설재배의 장점 중 하나가 규칙적으로 농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심고 수확하고 폐상하고. 재배과정이 일정하고 규칙적이고 반복적이라는 겁니다. 어떤때는 지루하기까지 하지요.

진주새싹삼애는 시설은 인공적이지만 자연재배에 보다 가깝게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주새싹삼애는 시설은 인공적이지만 자연재배에 보다 가깝게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전에는 농산물 유통도 했었다고 하셨는데 농장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처음에는 직장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분의 제안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원청회사가 도망을 가는 바람에 부도가 났습니다. 그 당시에 동생이 버섯쪽 사업을 했었는데 저도 합류했고, 버섯일을 하면서 손가락에 관절염이 올 정도로 열심히 했었습니다. 약 1년 정도 열심히 일한 결과 사업실패에 따른 빚도 어느 정도 갚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S백화점, H백화점 등 대형 소비처에 직접 납품을 시작하게 되었고 가락동농산물시장에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안정화되었지요. 그때는 매일 24시간 중에 20시간을 농장에 매달렸던 것 같습니다. 새벽에는 백화점에 물건 납품하고, 납품을 위해서는 소분작업도 해야하고…. 거의 매일이 정신없이 돌아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버섯쪽에서 재배도 하고, 납품도 하고, 바이어도 만나게 되고 하다보니 사업이 확장되어서 전국 단위로 버섯을 취급하게 되었습니다. 전국 버섯재배 농가에서 물건을 구입해서 대형 유통회사에 판매도 하는 등 사업규모가 상당히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버섯 구매를 전국 각지에서 하게 된 것이지요. 그때는 농사도 지었지만, 규모로 본다면 농산물 유통쪽에 더 가까웠지요.

백화점 쪽에서는 특이한 것들을 많이 찾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특이한 버섯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비행기를 타고 즉시 확인하러 다니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그런 중에 전국에 버섯재배농가는 증가하고 버섯 가격이 자꾸 떨어지다보니, 더 이상 버섯을 재배해서는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었고, 버섯재배에 대해서는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었기에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릴 여유도 조금은 있었지요. 그래서, 재배방식이 비슷한 새싹인삼도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농산물 유통과 재배를 두루 경험해 보셨는데, 유통을 했을 때와 직접 재배를 하고 계신 현 시점에서 농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으신가요
▲유통이기는 했지만, 재배에 가까운 유통이었지요. 제가 직접 재배도 하고, 재배에 관여도 하고, 재배 노하우를 농가에 전파도 하고 했었지요. 농산물 유통에 따른 이익의 발생분을 저 혼자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농가와 배분하고자 했었지요. 생산물량도 서로 협의하고, 가격도 어느 선까지 제시하거나 요구하고, 가격이 맞지 않으면 물량을 줄이고…. 발생하는 이익의 배분방법까지 생산농가와 협의를 해서 진행하는 사업운영구조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때 인연을 맺은 농가와 연락이 닿고 있지요.

-요즘 말하는 상생경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생산물에 문제가 생기거나 유통과정, 가격협의 등에서 문제가 생기면 함께 풀어나갔었지요. 특히 결재부분은 각별히 신경을 많이 썼던 부분입니다. 약속된 결재일보다 하루라도 먼저 지급하면 했지 미루지는 않았었습니다.

-판로확보를 위해서는 어떤 시도를 하고 계신지요
▲새싹인삼은 신상품이라 사실은 쉽지가 않습니다. 저희가 새싹인삼 1세대에 해당하는데, 저희 전에 하시던 분들은 잠깐하시다가 그만두셨기에 사실상의 1세대인 셈이지요. 기존 인삼재배농가와 경쟁관계에 설수도 있는 작물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도 새싹인삼 재배에 관한 기술도 많이 보급도 하고 했었지만, 재배에 관한 최종 자료도 사실은 중국으로부터 입수하였고요. 초기에는 수출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수출품목 리스트에도 오르지 못했고, 농산물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도 아니었고, 인삼업자들의 반대도 있었고…. 많이 힘들었지요. 바닥을 기는 농산물이었다라고 생각하지요.

지금은 식당을 대상으로 직접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직거래를 위해 많이 노력했었습니다. 새싹인삼이라는 생소한 농산물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보다는 오히려 홍보에 더 많은 노력을 하였다고 보시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6~7년 전쯤에 홈쇼핑 판매도 시도했었는데, 워낙 인지도가 낮다보니까 그 마저도 여의치 못했었지요. 허허허(그때를 생각하시면서 헛웃음을 웃으셨습니다.) 지금은 식당에서 인터넷을 보시고 주문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요즈음에는 홈쇼핑에서도 새싹인삼을 판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국에 많은 새싹인삼 재배농가가 있다는 뜻인데, 이렇게 건강하게 새싹인삼을 키우시고 계신데 따른 다른 농가와 차별화된 대표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일단은 먹을거리인지라 정직한 먹거리에 대한 소신을 갖고 재배하고 있습니다. 양액을 통한 재배도 가능한데 그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연적인 상태에서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시설은 인공적이지만 자연재배에 보다 가깝게 키우기 위해서 마사토 농법을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재배과정에서 잔병이 자주 오기 때문에 뿌리를 튼튼하게 키워야 하기에, 미생물 농법과 효소 농법 등을 아울러서 하고 있습니다. 뿌리가 튼튼하면 자연스럽게 줄기와 잎도 튼튼해 질테니까요.

-힘든 과정을 통해서 여기까지 오신 것 같은데, 감사를 표할 선후배 동료가 있다면
▲힘든 얘기부터 하자면, 처음에 사기를 많이 당했어요. 시장에서 잘 모르는 작물이고, 저는 팔아야만 했기 때문에 혹하는 마음이 들었었지요. 조그만 말에도 혹해서 많이 당했었지요. 급조해서 만드는 홍보나 사업계획, 기반없이 시작하다 보니까, 사기 같은 것에 많이 노출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도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수출을 해야 하는데 샘플을 보내야 한다던지, 신용장을 개설하는데 돈이 얼마 필요하다는 등 이런 식으로 사기를 많이 당했습니다. 농업인들은 항상 조심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뒤로도 조사를 해서, 보이스 피싱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진주새싹삼애 포장 모습.
진주새싹삼애 포장 모습.

-경상남도에서는 항노화산업이 중점 육성 사업이다. 대표님 농장은 항노화산업이나 6차산업과 밀접할 것 같은데 준비하고 계신 것이 있으시다면
▲6차 산업으로는 당연히 가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항노화산업 그런 개념이 없어서, 현재의 농장 자리에 가공장을 만들려고도 했었는데, 저희 농장에는 가공장 건축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공장 건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애인 운영 가공장을 통해서 위탁가공을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직접 가공으로 가닥을 잡았고, 기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의 로망도 6차산업쪽이고 당연히 가야한다고 봅니다.

체험농장 같은 경우도 판매에 집중된 체험농장이 아니고, 찾아 오시는 분들에게 놀이터 같은 체험농장을 만들려고 구상중입니다. 체험농장을 운영하려면 인건비 부담이 적지 않다고 선배 농가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인건비도 줄이고 방문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그런 체험농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귀농인들에게 한마디 하시자면
▲귀농하시는 분들께 너무 의욕적인 모습만 보이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욕망이 커다보니까 좌절도 큰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을 볼 때 교육과정에 재배기술 뿐 아니라 유통에 대한 것들도 필요합니다. 다양한 길을 제시해서 선택지가 많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는 귀농귀촌하시는 분들께서 열심히 뛰는 것도 좋지만, 내가 하는 활동의 결과물이 어떨지에 대해서 예측을 해 보셨으면 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하고 맞닿았을 때하고 많이 다를 수 있는데, 내가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 것이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뛰셨으면 합니다.

-농부로서의 마음가짐이 있다면
▲제가 키우는 작물들에게 더 많은 정성을 쏟고자 합니다. 옛날에 심마니들이 산삼을 캐러가기 전에 목욕재개하고 길을 나서는 것처럼,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싹인삼은 건강을 회복하도록 만드는 식물이기 때문에 얼마나 정성들여 키우느냐에 따라 제 고객들에게 건강을 더 많이 드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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