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손원일함 세 자녀 둔 아빠 6인 화제
해군 손원일함 세 자녀 둔 아빠 6인 화제
  • 최원태기자
  • 승인 2019.05.22 18:44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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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덕에 웃을 일 많아…다둥이라 행복합니다”
해군잠수함사령부 손원일함 ‘다자녀 승조원’ 가족들이 지난달 27일 부대견학 후 현문사다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촬영/이도기 상사
해군잠수함사령부 손원일함 ‘다자녀 승조원’ 가족들이 지난달 27일 부대견학 후 현문사다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촬영/이도기 상사

아이들이 주는 기쁨에 힘든 일 극복

다둥이 아빠들의 행복한 생활 보며
미혼 승조원 미래의 가정 꿈꾸기도
‘일·가정생활 균형’ 보장 적극 지원


해군잠수함사령부 손원일함(1800t급)에는 세 자녀를 둔 다둥이 아빠 여섯 명이 근무하고 있다. 다자녀 승조원의 화목한 가정생활은 결혼을 앞둔 미혼 승조원뿐만 아니라 함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잠수함은 승조원 총원이 40여 명에 불과하고, 그중 기혼 승조원이 20여 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손원일함의 다자녀 승조원이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조국 해양수호의 임무 수행은 물론 행복한 가정생활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주인공 ‘다둥이 아빠들’을 만나봤다.

◆다둥이 아빠들의 이야기
손원일함의 음탐사인 양지현 상사는 표적을 식별하고 표적 정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도윤(8)·도영(5)·도율(3) 삼 형제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양 상사는 결혼 전부터 집안에 사람이 많고 시끌벅적한 가정을 꿈꿨지만, 그렇다고 아들 셋의 아버지가 될 줄은 몰랐다. “도윤아! 도영아! 도율아!” 이름이 비슷한 세 아들을 부를 때면, 다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여기저기서 대답하기 때문에 가끔은 혼선을 피하고자 번호(1, 2, 3번)로 부르곤 한다. 양 상사는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잠들기 전 온 가족이 동그랗게 모여서 동요를 부르는 시간’을 꼽으며, “아이들이 ‘아빠 힘내세요’ 노래를 부를 때면 앞으로 뭐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난다”고 말했다.

손원일함에는 아들 셋 아빠가 또 있다. 시헌(4)·라헌(3)·주헌(4개월) 군의 아빠인 음탐관 김영주 대위. 김 대위는 잠수함에서 무장을 운용하며, 해양/음향/전자파 수집 정보를 관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삼남매 가정에서 화목하고 행복하게 성장한 김 대위와 그의 아내는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좋은 형제를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에 셋을 낳게 되었다.

출동 중이라 세상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을 함께하지 못한 첫째 시헌이, 청해부대 18진으로 출항한지 일주일 만에 위성전화로 임신 소식을 듣게 된 둘째 라헌이. 김대위는 작년 말 셋째 주헌이가 태어나기 전, 아내로부터 ‘이번에는 어디 안가는거냐’는 얘기를 들었다며, 가장 힘이 되어주어야 할 때에 함께하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 대위는 아이들에게 “지금은 너희가 장난감 하나, 사탕 하나에도 서로 싸우고 울지만 앞으로 자라면서 점점 서로 의지할 수 있는 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용석 상사는 주요 전자파 접촉 및 식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자장이자 정윤(11)·정인(9) 양, 정우(7) 군의 아버지다. 삼인 삼색의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아이들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최 상사 아내는 아이를 한 명씩 데리고 나가 단둘 만의 시간을 가지며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한다. 최 상사는 “출동 나가있느라 힘든 순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미안하다”며, “지혜로운 아내 덕에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 같다”고 아내에게 공을 돌렸다.

엄재호 상사는 전기장으로서 전기 계통 장비 및 전원 관리, 그리고 연료전지 운용 업무를 맡고 있다. 엄 상사는 퇴근 후 현관문을 들어설 때 유민(11) 양, 시윤(8)·승우(5) 군이 “아빠! 다녀오셨어요~”라며 달려나와 반겨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작년, 여느 때처럼 출동을 위해 짐을 싸던 엄 상사는 아빠가 없으면 쓸쓸하다며 너무 보고 싶을 것 같다고 엉엉 우는 막내를 보며, 짠하면서도 뭉클한 감정이 들었다고 한다. 다른 아빠들처럼 매일 함께하진 못하지만, 육상으로 출퇴근하는 기간만큼은 가족과의 시간을 제1순위로 여긴다는 엄 상사는 아이들에게 “우리에게 너희 셋은 선물 그 자체”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팽현모 중사는 잠수함 무장 및 발사관을 운용하는 무장부사관이다. 4형제 중 막내로 자라온 팽 중사는 형제가 많아서 좋았던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자녀 가정을 꿈꿨고, 감사하게도 혜기(8) 양, 경기(6)·환기(2) 군의 아버지가 되었다. 팽 중사는 아이가 셋이다 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포인트에서 웃음이 터질 때가 많다고 한다. 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진지하게 연습하는 첫째, 그 옆에서 리듬을 타는 둘째, 그리고 형이 깔아놓은 춤판에 발을 담그는 막내까지. 이렇게 시작된 삼남매의 흥은 대략 1시간 동안 지속되는데, 그럴 때마다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참고로, 춤판을 벌였던 문제의 노래는 ‘고향의 봄’이다.

정종길 상사는 손원일함 다자녀 승조원 중 ‘아빠가 된지 가장 오래된 승조원’이다. 정종길 상사의 막둥이 아들과 최용석·엄재호 상사의 큰 딸이 만 11세로 동갑인 것만 봐도, 세월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 대학생인 딸 다은(19) 양과 중학생 다빈(14) 양, 그리고 막내 준영(11) 군까지 삼남매의 아버지인 정 상사는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고 말한다. 정 상사는 “마냥 귀여운 아이들이었는데 어느새 커서 각자 제 몫을 해내는 걸 보면 기특하고, 한편으론 더 잘해주지 못한 게 생각나 미안한 마음도 든다”며, “그저 아이들이 스스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군잠수함사령부 손원일함 ‘다자녀 승조원’ 가족들이 지난달 27일 부대견학 후 잠수함 갑판 위에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촬영/이도기 상사
해군잠수함사령부 손원일함 ‘다자녀 승조원’ 가족들이 지난달 27일 부대견학 후 잠수함 갑판 위에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촬영/이도기 상사

◆‘다둥이 아빠들’을 바라보는 동료의 이야기
결혼과 출산이 인생의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수많은 ‘선택’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다둥이 아빠들’의 행복한 삶은 결혼을 앞둔 미혼 승조원들에게 기대감을 준다. 손원일함에는 올해 하반기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미혼 승조원이 넷이나 있다. 네 명의 미혼 승조원들은 ‘다둥이 아빠들’의 화목한 가정생활 이야기를 들으며, 미래의 가정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다가오는 6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손원일함 전기사 서영윤 중사는 “요즘 들어 다둥이 아빠이신 선배님들의 책상 위에 놓인 화목한 가족사진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며, “장차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하며 어깨너머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손원일함에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장하기 위하여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문화’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업무 특성상 장기간 동안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승조원들을 배려해 정박했을 때만큼은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보장하고 있다. 이상희(대령) 손원일함장은 기혼자들에게 결혼기념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결혼기념일을 맞이한 승조원에게는 함 차원에서 결혼기념일 와인을 선물하고 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가족과 관련된 경ㆍ조사 시, 승조원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출산휴가, 자녀돌봄휴가 등을 적극 시행 중이다.

◆‘다둥이 아빠’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이들 얘기를 하는 동안 연신 싱글벙글 웃는 ‘다둥이 아빠들’에게서 공통점 세 가지를 발견했다. 첫 번째,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애환이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다 해주고 싶지만, 아이가 하나인 가정에 비해 세 배로 지출하기 때문에 늘 “알았어”라고 대답할 수는 없다. 경제적인 문제로 할 수 없이 “안돼”라고 말해야 할 때, 아빠들은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다자녀 승조원 중 한 명은 예술에 재능을 보였던 큰 아이가 금전적인 이유로 활동을 그만두게 되면서‘만약 외동이었다면 계속 지원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안타까웠던 적이 있다고 한다.

두 번째, 아내에 대한 무한 신뢰와 감사다. 아무리 가족이 제1순위인 ‘딸바보’,‘아들바보’ 아빠라지만, 임무 수행 차 몇 주씩 자리를 비우게 되면 육아는 오롯이 ‘다둥이 엄마’의 몫이 된다. 아빠가 ‘물 속’에서 나라를 지키는 동안 엄마는 아이를 혼자 낳기도, 갑자기 아픈 아이를 업고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기도 한다. 부부가 함께 헤쳐나가도 쉽지 않을 일들을 아내 혼자 감당하게 했다는 생각에 늘 미안함이 앞선다. 다둥이 아빠들이 잠수함승조원으로서 조국의 바다를 지키는 멋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현명한 엄마가 가정을 지키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아내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다둥이 아빠’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아이 셋을 키우는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주는 기쁨이 너무 커서 힘듦은 금방 상쇄되는 것 같다고 한다. “태어났을 때부터 예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사랑스러워진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다자녀 승조원들은 아이 계획으로 고민 중인 지인들을 만나게 되면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다둥이 부모’의 길을 적극 추천하곤 한다.

해군잠수함사령부 손원일함 ‘다자녀 승조원’ 가족들이 지난달 27일 부대를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촬영/이도기 상사
해군잠수함사령부 손원일함 ‘다자녀 승조원’ 가족들이 지난달 27일 부대를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촬영/이도기 상사

이상희(대령) 손원일함장은 “다자녀 승조원들의 행복한 가정생활은 주변에 귀감이 되어 미혼 승조원들의 미래 가족관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손원일함 승조원 총원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親 가족적인 부대 문화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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