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왼손(左手)잡이
진주성-왼손(左手)잡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5.23 14:5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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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왼손(左手)잡이

오른손보다 왼손을 더 잘 쓰는 사람 세계적으로 왼손잡이 비율이 10%가량 되지만 우리나라는 5%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편견이 심하다는 얘기다.

왼손으로 글씨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면 글자 위를 손바닥이 지나가면서 연필이나 덜 마른 잉크가 번지고 손에도 묻는 일이 일상이었다고 한다.

양손 중 어느 손을 주로 쓰느냐는 우리 뇌의 비대칭에 기인한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좌뇌와 우뇌가 기능적으로 다른 동물은 우리 인간뿐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우월감의 표징이라고 그리 주장했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대부분 영장류는 물론 딱히 손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여러 동물도 손발의 좌우 편향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팬지 집단에서는 대개 65~70%가 오른손잡이고 고릴라는 75%가 넘는다. 북미 서해안을 따라 분포하는 청개구리는 포식자와 맞닥뜨렸을 때 뛰는 방향의 편향성을 보인다. 장관의 군무를 연출하는 철새나 산호초 물고기 무리에서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몸을 틀어대는 개체들은 제지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 인간 사회만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왼손잡이를 탄압하는 동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가위 깡통따개 카메라 셔터 농작물 재배에 사용되는 낫 등 대부분의 기기들을 비롯해 거의 모든 여닫는 문(門)들이 죄다 오른손잡이에 맞춰져 있다. 매년 8월 13일은 세계 왼손잡이의 날로 정하여 세계 각국에서 오른손잡이들을 위한 왼손잡이체험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온 세상이 다 오른손잡이 천국은 아니다. 오랑우탄은 약 66%가 왼손잡이고 캥거루는 거의 85%가 왼손잡이다. 그들 사회도 애써 오른손잡이의 날을 기릴까 체육선수들은 왼손잡이 선수를 우대해주고 있다. 야구 배구 정구 축구 등 구단에서 좌편향 선수에게 우선 선발의 대상이 된다. 특정작업을 할 때 도구를 함께 쓰려면 같은 방향의 손을 쓰는 것이 효율이 좋기 때문에 왼손잡이라도 오른손잡이로 바뀐다는 것이다. 인류가 처음 활동할 당시에는 왼손 오른손잡이가 제각각이었는데 진화하면서 큰 집단 이뤄 협동할 일이 많아지자 같은 쪽을 사용하도록 변화했다.

협동을 해야하는 상황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경쟁을 할때는 변칙적으로 다른 방향을 써야 앞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선수와 골프선수들의 행동을 분석해 보았다. 타자와 투수가 맞붙어야 하는 경쟁적인 야구선수들이 혼자 공을 치는 골프선수보다 왼손잡이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유전적인지 환경적인지 설왕설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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