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으로 넘처나는 영·호남 삼보사찰 산행
녹음으로 넘처나는 영·호남 삼보사찰 산행
  • 장금성기자
  • 승인 2019.05.23 18:51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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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통도사·합천 해인사·순천의 송광사
양산 영축산
양산 영축산

명산은 사찰을 품고 있다. 특히 5월은 석가탄신일이 있고 진달래나 철쭉 등으로 봄기운이 만연할 때라 사찰은 산악인들 등산시즌의 출발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경남은 우리나라 사찰 중 가장 중요한 삼보사찰(三寶寺刹) 중 통도사와 해인사 2곳이 위치해 있으며 그뒤로 사계절 아름다운 가야산 등 명산이 위치해 있어 우리나라 대표적인 사찰산행지로 손꼽힌다.

아예 출발점이 절 주차장이나 주법당 뒤로 난 산길인 경우가 많으며 교통편이 좋고 수려한 경관 속의 사찰도 둘러보고 문화유적 답사도 할 수 있어 산악인들의 인기가 높다.

석가탄신일이 지나고 야단법석을 떨던 절간은 다시 고요해 지고 철쭉관을 쓴 산들이 여름옷으로 갈아입으려는 찰나, 녹음으로 넘쳐나는 그곳으로 떠나보자.

◆삼보사찰
불(佛)·법(法)·승(僧)의 세가지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찰 중 가장 중요한 삼대 사찰로서 경남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 전남 순천의 송광사를 가리키며 각각 석가모니와 부처의 가르침, 수행하는 제자 집단을 뜻한다.

◆양산 통도사와 영축산

양산 통도사 대웅전의 금강계단
양산 통도사 대웅전의 금강계단

양산 통도사(通度寺)는 자장(慈藏)율사가 중국 유학을 마치고 불경과 불사리(佛舍利)를 가지고 귀국한 뒤 창건한 절로 불보사찰(佛寶寺刹)이라 하며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할 목적으로 금강계단(金剛戒壇)을 조성했다. 영원한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상징하는 사리를 모셨기 때문에 주법당인 대적광전(大寂光殿)에는 따로 불상을 모시지 않고 불단만 마련했다. 2018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또한 대가람의 경내 영각(影閣) 오른쪽 처마 밑에 자장매(慈藏梅)는 370년 된 노거수(老巨樹)로 한반도에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로 유명하다.

통도사를 품은 영축산은 높이 1081m의 영남알프스의 산군 중 하나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괴석과 고사목, 노송이 우거져 있다.

산행기점은 통도사 주차장이다. 영축산은 단독산행보다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느 1시간 거리 신불평원을 함께 산행한다. 신불산으로 올라 영축산으로 가는 것이 신불평원 억세평원을 즐기기에 좋다.

주차장에서 소나무 숲이 우거진 길을 30분 정도 가면 통도사이다. 통도사를 지나 소나무가 빽빽한 포장도로를 따라 40분쯤 걸으면 극락암. 극락암 오른쪽으로 큰길을 따라 올라 비로암을 거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서 오르면 백운암이다.

백운암 오른편 암벽사이로 가파른 등산로를 올라 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시야가 탁 트인 능선길이 나오며 신불산, 간월산을 거쳐 천황산까지 이어진다.
 

합천 가야산 해인사 소리길
합천 가야산 해인사 소리길

◆합천 해인사와 가야산
합천 가야산에 위치한 해인사(海印寺)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새겨진 팔만대장경을 봉안한 곳이라 하여 법보사찰이(法寶寺刹)라고 한다.

신라 제40대 애장왕(哀莊王) 때의 순응(順應)과 이정(利貞)이 당나라에서 돌아와 우두산(牛頭山=가야산)에 초당(草堂)을 지은 데서 비롯됐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로서 2009년 12월 21일 사적 제504호로 지정됐다.


14개의 암자와 75개의 말사를 거느린 거찰로 해인본사는 대적광전을 비롯, 승가대학, 심검당을 두고 있으며 장경각에는 국보 제32호 팔만대장경이 보관돼 있다.

팔만 대장경(八萬大藏經)은 몽골이 고려를 침입하자 부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치기 위해 만든 대장경으로 1398년(태조 7)에 강화도 선원사(禪源寺)에 있던 고려팔만대장경판(高麗八萬大藏經板)을 지천사(支天寺)로 옮겼다가 이듬해 이 곳으로 옮겨와 호국신앙의 요람이 됐다. 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해인사를 품은 가야산은 조선 8경의 하나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으며 주봉인 상왕봉(1430m)을 중심으로 톱날 같은 암봉인 두리봉, 남산, 비계산, 북두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들이 마치 병풍을 친 듯 이어져 있다.

상왕봉은 소의 머리처럼 생겼고 오랜 옛날부터 산정에서 행해졌던 산신제의 공물을 소에 바치고 신성시 해왔다고 해 ‘우두봉’이라고 불리우며, 상왕봉의 ‘상왕’은 ‘열반경’에서 모든 부처를 말하는 것으로 불교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가야산은 동서로 줄기를 뻗고 있으며 남북으로 경상북도 성주군과 경계를 이룬다. 합천 쪽으로 드리운 산자락은 부드러운 육산을 이루고 성주군 쪽은 가파르고 험하다. 오묘하고 빼어난 산세를 지니고 있어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매표소에서 해인사까지 이어지는 계곡은 가을의 단풍이 너무 붉어서 계곡의 물이 붉게 보인다 해 홍류동이라 불렸고 여름에는 금강산의 옥류천을 닮았다 해서 옥류동으로 불린다. 현대에 들어와서 가야산은 백련암에서 수도했던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로 더욱 유명하게 됐다.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행사장인 야천리에서 해인사까지 홍류동천 6km 남짓 이어지는 해인사 소리길은 수백년 된 송림 숲 속에서 뿜어나오는 신선한 공기와 웅장한 바위를 휘감아도는 청아한 물길로 깊은 사색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

◆순천 송광사와 조계산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쌍향수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쌍향수

전남 순천 조계산에 위치한 송광사(松廣寺)는 국사(國師)의 칭호를 받은 16명의 고승을 배출함으로써 승보사찰(僧寶寺刹)이라고 한다.

고려 중기의 고승 보조국사(普照國師)지눌(知訥)은 이곳에서 정혜결사(定慧結社)를 도모했다. 원래 팔공산의 거조사(居祖寺)에서 이 운동을 전개했으나 뒤에 송광사로 장소를 옮겼다. 그 뒤 그의 제자였던 혜심(慧諶)을 비롯해, 조선 초기까지 국사를 연이어 배출했다.

송광사의 명물 쌍향수는 천자암 뒤뜰에 있다. 두 그루 향나무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나무 전체가 엿가락처럼 꼬였고 가지가 모두 땅을 향하고 있으며 곱향나무로 불린다.

송광사를 품은 조계산은 예로부터 소강남(小江南)이라 부른 명산으로 높이 887m에 산세가 부드럽고 아늑하다. 산속의 깊은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며, 만수봉과 모후산이 송광사 일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송광사와 선암사가 주능선을 중심으로 동서에 자리하고 선암사 계곡을 흐르는 동부계곡은 이사천으로 남부계곡은 보성강으로 흘러들게 된다.

선암사 둘레에는 월출봉, 장군봉, 깃대봉, 일월석 등이 줄지어 솟아있다. 조계산 산행은 송광사나 선암사 어느쪽에서 시작해도 비슷한 시간에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평탄한 길이 많아 연인끼리 또는 가족단위 소풍코스로도 알맞다.

산행코스로 선암사, 송광사 원점회귀 산행과 선암사-송광사 코스가 있다. 장금성기자·자료제공/한국의 산하·양산시·합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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