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논개(論介), 그 거룩한 이름
진주성-논개(論介), 그 거룩한 이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5.26 15:2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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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논개(論介), 그 거룩한 이름

진주성을 가보면 의기(義妓) 논개(論介)의 충절 정신을 잇는 의기사(義妓祠)가 있다. 이 사당은 1593년(선조 26년) 임진왜란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성이 함락되고 7만명의 민관군이 순절하자 의기 논개가 촉석루 아래 의암으로 왜군 적장을 유인해 강물에 몸을 던진 충절을 기려 영정과 위패를 모시고 있다. 촉석루 아래에는 논개가 순국한 바위가 있는데 1629년(인조 7년) 이 바위 벽면에 의암(義巖)이라는 글자를 새겨졌다.

2차 진주성 전투때 왜군에 의해 성이 끝내 함락되자 관기가 된 논개는 진주성 촉석루 아래 남강변 의암바위에서 왜군 장수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끌어안고 투신했다. 이같은 논개의 우국충절 정신을 수주 변영로 시인은 <논개>라는 시로 절절하게 표현했다. 이 시는 진주성 정문앞 비석에 새겨져 있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

변영로 시인이 표현한 것처럼 논개는 왜군에 의해 도륙당한 조선군과 조선백성의 혼을 달래기 위해 거룩한 분노로 왜장을 끌어안고 의암 바위에서 순국을 한 것이다. 가녀린 여인의 몸으로 왜장에 홀연히 맞선 논개의 우국충절 정신은 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충절정신으로 기억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매월 5월이면 논개의 충절과 호국정신을 기리는 ‘진주논개제’가 열리고 있는데 올해 ‘논개제’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진주성에서 다채로운 행사로 마련됐다. 논개를 추모하고 그 정신을 기리는 제사용 노래와 춤으로 구성된 150년 전통 제례의식 의암별제(義巖別祭)는 진주논개제의 백미로 평가된다. 의암별제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여성들만 제관으로 참여하는 제례의식이다.

나라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논개의 우국충절 정신은 ‘논개제’와 ‘논개따라 삼백리’ 행사를 비롯한 여러가지 행사로 발현되고 있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논개 정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논개의 실존 자체를 부정하기까지 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없는 사실도 만들어 스토리텔링을 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역사에 언급되는 논개는 제대로 숭모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는가. 나라가 여러모로 어지러운 이 때 논개의 우국충절 정신을 되새기며 계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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