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손님,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아침을 열며-손님,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5.26 15:2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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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손님,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손님,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갑자기 뜬금없는 말인지 매우 궁금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들어서인지 더 기억에 남는다. 며칠 전 택시 기사님께 들었던 말이다. 끝자리 ‘3027’ 번호를 단 개인택시다. 더구나 이 택시의 기사님은 깔끔하게 넥타이까지 매고 있어서 그 모습이 너무 보기가 좋았다. 그래서 몇 분이나마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성함은 여쭈어보지 못했지만 개인택시를 한지가 9년째고 시작 때부터 “손님,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라는 말로 손님을 맞이하고, 넥타이를 매셨다고 하니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우리끼리의 대화는 길지 않았지만 주로 “손님,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라는 말이 참 듣기도 좋고, 넥타이를 매고 있는 모습도 참 보기가 좋다는 필자의 말에 기사님은 그러냐고, 감사하다 그리고 자신의 직업(개인택시)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있고 택시를 이용해주는 손님에 대해서 깍듯하게 대하고 안전하게 모시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면서 어느새 우리는 ‘작은 것이,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꾼다’는 것에 동의했다. 물론 지금도 살기 좋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우리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우리가 원하는 살기 좋은 세상은 그냥 굴러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수고로움과 배려가 있어야 좀 더 빨리 좋은 세상이 온다.

지인 중 한 분은 몇 년 전부터 본인 스스로 차량 요일제를 선택해서 승용차 운행을 자제하고, 어떤 분은 1회용품이나 종이컵 사용을 자제하고, 어떤 분은 손에 든 짐이 없을 때는 가급적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어떤 분은 장바구니를 이용하고, 어떤 분은 가까운 거리는 운동 삼아 걸어다니고 있다. 어찌 보면 뭐 그까짓 것이 대수냐 하겠지만 이런 작은 변화의 실천이 다른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화두 중 하나는 대형마트에서 사라진 장바구니 대용이었던 비닐 봉투일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전체가 플라스틱이나 폐비닐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죽했으면 법적으로 규제를 했겠는가? 가끔 죽은 고래의 사체(死體)의 위(胃)에서 나온 플라스틱과 폐비닐이 방송을 탄다. 고래가 먹잇감인줄 알고 삼킨 것들이 결국 고래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다. 더 나아가 이제는 고래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생산되는 모든 먹거리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을 유의해야 한다고 하니 더욱 우리가 사는 지구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이처럼 법적인 규제로 인한 세상의 큰 변화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세상의 주인공은 우리 스스로다. 따라서 스스로가 주인의식과 자부심으로 위와 같은 작은 변화와 실천 그리고 이로 인한 감동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국계 일본인 사업가인 손정의(소프트뱅크 회장)씨는 강연에서 ‘마음이 움직이는 감동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가장 큰 행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역설하였다. 이렇듯 우리의 작은 행동과 변화가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 더 좋은 세상을 향한 바람이 분다면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개짓과 같은 작은 미세한 변화 또는 사소한 행위가 발단이 되어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상냥하게 말하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기, 가급적 계단으로 오르내리기, 종이컵 사용 자제하고, 종이나 비닐 봉투 재활용하기, 불필요한 전기 아껴 쓰기, 샤워 시 물 아껴 쓰기, 불필요한 자동차 공회전 않기, 음식 남기지 않기 등의 사소한 일상의 변화를 꾀해 보고자 한다.

지구를 살리고 좋은 세상을 위한 그 어떤 사소한 행동의 실천도 좋으니 오늘부터라도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지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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