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노인 상대 사기 상술 급증
도내 노인 상대 사기 상술 급증
  • 김영우 기자
  • 승인 2012.05.23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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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7건, 2011년 277건, 올 5월 현재 146건
다단계·무료관광 유인 건강식품 강매 피해

노인들을 대상으로 효도관광이나 무료공연 등을 미끼로 고가의 건강보조식품이나 생필품을 속여 판매하는 사기판매 행위가 해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노인을 대상으로 원산지와 성분마저 불분명한 건강보조식품을 고가로 강매하는 일이 성행하고 있지만 불법 판매 입증이 어려워 해마다 억울한 피해자들이 늘고 있어 행정기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3일 경남도소비생활센터에 따르면 도내에서 60세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기만상술 상담과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지난 2010년 87건에서 2011년에는 277건, 올해 5월현재 146건으로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남도소비생활센터는 노인들의 특성상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를 잘 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피해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도내 각 지역에서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경로잔치나 효도관광을 한다며 건강기능식품을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팔거나 체험방, 사은품 등 다양한 미끼로 건강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의 속임수도 갈수록 기승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알아내 돈을 가로채가는 보이스 피싱은 날로 교묘하게 접근방법을 바꿔가며 수년째 노인들을 함정에 빠뜨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료비 절감과 안전’을 내세워 터무니없는 수리비용을 가로채는 이동보일러 수리업체들에 대한 피해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경남도소비생활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를 보면 진주에 사는 김모 할아버지(68)는 지난해 10월 저가로 새만금방조제 관광을 시켜준다는 업체의 설명에 관광에 나섰으나 방조제 관광 전에 금산의 모 인삼홍보관에 관광버스가 정차했고 여기서 김모 할아버지는 판매원의 설명에 현혹되어 홍삼제품을 55만원에 구입했다. 며칠 뒤 뉴스에서 그 회사의 제품이 판매정지처분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되어 반품을 요청했지만 판매처는 이를 거부했고, 오히려 올 2월에는 채권추심회사로부터 대금납입 독촉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또 창원에 사는 정모 할머니(71)는 올 2월에 친구로부터 인근 상가 건물에서 재미있는 행사와 갖가지 생필품을 나눠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이 동행을 했다. 며칠 동안 오락프로그램 진행과 공짜물건을 받는 재미로 다니다 결국 400만원짜리 건강 매트를 구입했다. 시중에서 3~40만원 정도하는 제품이라 바가지를 쓰게 된 사실을 안 가족들이 반품을 요구했으나 업체에서는 오히려 위약금 20% 80만원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경남도소비생활센터 이호걸 상담실장은 “효도관광, 연예인 공연, 사은품 당첨 등을 빙자해 물품을 파는 기만상술로 어르신들이 쌈짓돈을 사기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관광철인 4~6월엔 노인 상대의 사기판매가 극성을 부리고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진다”며 “도시 노인들은 사기판매를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농어촌 노인은 그렇지 않아 피해가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이어 “물품을 구입한 뒤 훼손하지 않으면 14일 이내에는 언제든지 취소 가능하며, 속아서 물건을 구입했다면 기간 내 반품을 요구하거나 경남도소비생활센터에 연락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남도소비생활센터 연락처는 211-79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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