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국민을 우습게 보지마라
칼럼-국민을 우습게 보지마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5.28 15:0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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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국민을 우습게 보지마라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대인관계를 떠나서는 살 수가 없다. 가정, 직장, 사회 모든 분야에서 남과 더불어 살 수 밖에 없고, 그 가운데는 말이 서로의 의사를 소통시켜 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말이란 각자의 마음이 음성을 통해 밖으로 나온 현상이다. 말을 주고받는 것은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며, 말이 잘 통한다는 것은 마음이 잘 통한다는 것이 된다.

고운 말을 주고받는 것은 고운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며, 독설을 주고받는 것은 독한 마음을 주고받는 것으로 서로에게 상처가 주어진다. 말이란 한번 뱉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어서 입 밖에 나가는 순간, 사활이 결정된다. 지금 하고픈 말도 참았다 다음에 할 수 있고, 내일 할 수도 있으며, 영원히 하지 않아도 된다. 법정에선 증인의 한마디가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기에 진실만을 말해야하며 생각 없이 내뱉는 한마디가 십년 가슴앓이를 일으킬 수 있다. 말할 때는 어려운 문자보다는 부드럽고 순하고 다정다감한 언어를 사용하자.

미망인(未亡人)이란 말은 남편이 죽을 때 같이 죽어야 하는데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니 부인으로 쓰고, 학부형(學父兄)은 양성평등에 어긋나므로 학부모(學父母)로 고쳐 쓰자.

‘편부. 편모’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죽거나, 이혼한 가정에 써왔으니 ‘한부모’,로 고쳐 쓰고, ‘불우이웃’은 동정의 시선이 담겨져 있음으로 ‘어려운 이웃’으로 고쳐서 써나가도록 하자.

‘결손가정’은 완전하지 못한 의미가 있으니 ‘한부모 가족’, ‘조손가족’으로, ‘정상인’은 장애인과 비교되므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으로, ’조선족‘은 중국에 사는 동포이니까 ’조선 동포‘로 순화하여 사용하자. 그동안 장애인을 봉사, 소경, 고자, 장님, 벙어리, 귀머거리, 미치광이, 앉은뱅이, 꼽추, 말더듬이, 문둥이 등 비하와 차별이 담긴 용어를 잘못 사용하여왔다.

시대의 눈높이에 맞는 언어를 사용해야만 동시대인에게 감동을 줄 수가 있다

사람은 잘났든 못났든, 장애가 있든 없든 모두가 행복하여야 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용어를 사용하여 누군가에게 상처와 거부감을 주지말자. 최근의 막말 논란을 보면 자신을 칭찬하고 남을 헐뜯으며 국격(國格)에도 맞지 않는 저급함을 느끼게 한다. 자신이 영웅이라도 된 것처럼 처신하고 다니면서 좀 더 강하게, 좀 더 쌔게, 쏘아붙이는 막말의 형태가 안쓰럽다.

시급한 국정(國政)은 안중에도 없고, 독설과 막말 논쟁만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 답답하다.

언어에는 그 사람의 품격(品格)과 인격, 가치관과 인성과 품위가 깃들어 있다.

명재상 황희는 소에게도 기분 나쁜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저질언어를 내뱉은 정치인들을 보면서 ‘누가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았냐’는 생각이 들다가도 우리가 저런 사람들을 뽑아준 유권자라는 생각을 할 때면 우리도 저질이라는 탄식을 저절로 하게 된다.

성경말씀에 ‘대접받고자 하는 자는 먼저 대접하라’하였다. 지도층을 자처한 사람들이 품격 없는 말을 내뱉으며, 시정잡배처럼 날뛰면, 존경은커녕 불신과 현기증만 느낀다.

국회는 ‘동물국회’ ‘식물국회’로 만들어 놓고, 4월 임시국회에서 단 한건의 법안처리도 하지 않았으면서도 300명 의원통장으로 4월분 봉급 1140만원씩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일은 안하고 놀면서 세비(歲費)만 받아 챙기며, 입만 열면 상대의 가슴을 후벼 파는 독설만 퍼 부우면서 언론의 집중조명만 받으면 차기선거 때 공천 받을 수 있고, 또 당선될 것으로 믿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국민들은 그런 사람을 퇴출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일은 하지 않고 먹을 줄 아는 입은, 개돼지 짐승들도 갖추고 있음을 알아야한다.

이제라도 서로를 향한 막말을 멈추고 화합하라. 세상에는 순하고 진실 된 말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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