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생 외면한 남해대학의 과도한 의전
사설-학생 외면한 남해대학의 과도한 의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6.02 15:4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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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부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 교육기관 등에서 과도한 의전으로 논란이 빚어진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각종 행사에서 참석한 주요 인사들의 인사말과 소개가 지루하게 이어지면서 참석자들이 짜증스러워 하는 일들이 자주 발생했다. 이는 권위주의에서 비롯된 과거의 악습들로 이같은 관행으로 인해 행사의 취지와 의미가 퇴색된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대중 앞에서 자신들의 권위와 지위를 과시하는 것이 진정한 의전의 의미가 아닌데도 그동안의 의전은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있는가를 따지는 장으로 변모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경남의 모 시에서도 시장의 의전을 잘못한 공무원이 좌전됐다는 우스개 소리가 종종 들리곤 했다. 이 때문에 과거의 잘못된 의전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으며, 실제 많은 기관에서 의전을 간소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데도 경남도립남해대학은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의전에서 벗어나지 못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남해대학은 지난 29일 오후 2시 대학 운동장에서 제23회 한울대동제 및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논란이 된 것은 개회식으로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축제가 지나친 의례와 정치인과 지역인사들의 과도한 의전에 치중하면서 30분여간 인사말이 이어지자 30도 가까운 무더위에 그늘 조차 없이 앉아 았던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개회식 의전이 과했다는 학교측의 해명이지만 행사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처사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대학의 행사는 학생이 우선되는 속에서 모두가 함께 할 때 행사가 빛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직도 구시대의 과도한 의전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해대학의 맹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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