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림 독립운동 시발지 산청, 독립운동 성지로
한국 유림 독립운동 시발지 산청, 독립운동 성지로
  • 양성범기자
  • 승인 2019.06.09 17:53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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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성면 남사예담촌 일원 문화관광 자원화 추진
파리장서 운동 대표자 ‘면우 곽종석 생가’ 복원
역사적 자긍심 일깨운 유림독립운동기념관 등
특별교부세 등 사업비 20억원…2020년 마무리
▲ 산청군 단성면 남사예담촌 유림독립운동기념관 전경

올해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비폭력적 저항운동이자 대한민국 자주독립을 세계 만방에 알린 3·1 만세운동이 100주년을 맞는 해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경남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면우 곽종석 선생에 대해 알아보자.


1919년 3월 1일, 만백성이 두 팔을 들고 맨손으로 총검 앞에 서서 대한의 독립을 부르짖는 모습을 본 74세의 유학자는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일제의 탄압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세계 만방에 대한민국 독립의 의지와 일본의 포악무도한 실상을 알리기 위해 다시 한번 붓을 들었다.

전국 각지의 유림들이 같은 마음으로 책을 덮고 일어섰다. 늙은 유학자는 기꺼운 마음으로 그들의 대표자가 돼 세계만방에 보낼 편지의 서명자 명단 첫 자리에 이름을 적어 넣었다. 면우 곽종석(1841~1919, 단성면 사월리 출생)이었다.

산청 남사예담촌 파리장서 기념탑
산청 남사예담촌 파리장서 기념탑

◆파리장서 운동 주도한 면우 곽종석 선생
파리장서 운동은 1919년 면우 곽종석 선생을 비롯한 137인의 유림 대표가 전문 2674자에 달하는 장문의 한국독립청원서를 작성, 파리강화회의에 보낸 유교계의 대표적인 독립운동이다.

면우 곽종석 선생은 파리장서 운동에 앞서 일제의 국권침탈이 극에 달하던 시기인 1895년 ‘을미사변’에 항의하며 의병 결성을 촉구하는 통문인 ‘삼계 통문’에서도 첫 번째 서명자로 나섰다.

이후에도 면우 선생은 국제 사회에 대한 호소와 실력 양성을 강조했다. 1896년에는 일본인들의 난행과 패악을 알리기 위해 ‘천하포고문’을 작성 각국 공사관에 보내기도 했다.

이런 곽종석이 파리장서 운동의 전문을 완성한 것은 어찌보면 필연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곽종석과 김복한, 김창숙 등 전국의 유림들이 서명한 독립청원서인 파리장서는 파리는 물론 중국 등 주요 국가와 전국의 각 향교에까지 우송됐다.

면우 선생은 이 때문에 2년형 언도받고 옥고를 겪었다. 그해 6월 병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얼마 지나지 않은 8월, 74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이후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산청군 단성면 면우 곽종석 유적 비석
산청군 단성면 면우 곽종석 유적 비석

◆한국 유림 독립운동 시발지 산청
파리장서에는 “사람이나 나라는 모두 스스로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남의 통치를 받을 필요가 없다. 한국은 오랜 역사를 지닌 문명의 나라로 스스로 정치할 능력이 있으므로 일본의 간섭은 배제되어야 한다. 일본은 교활한 술책으로 보호를 명목으로 한국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일본의 포악무도한 통치를 참을 수 없어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처지를 만국에 알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파리장서운동은 당시 유림들이 지식인으로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만국공법(당시 국제법)에 호소한 특별한 독립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산청군은 파리장서운동을 주도한 면우 곽종석 선생의 고향인 단성면 남사예담촌을 중심으로 ‘산청 독립운동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유림독립기념관, 이동서당, 파리장서 기념탑이 위치한 남사예담촌을 대한민국 유림 독립운동의 시발지로 가꾸는 사업이다.

군은 독립운동이라는 역사적인 요소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 남사예담촌을 연계해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4월 행정안전부와 경남도의 특별교부세 사업 신청 및 지방재정 투자 심사를 통과, 총사업비 23억원(국도비 13억원, 군비 10억원)을 확보했다. 5월 들어서는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실시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다.

산청군 단성면 면우 곽종석 유적 이동서당
산청군 단성면 면우 곽종석 유적 이동서당

산청 독립운동 관광자원화 사업은 유림독립기념관과 이동서당 인근에 곽종석 생가를 복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와 함께 독립운동 체험시설과 테마공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군은 실시설계와 행정절차를 올해 10월까지 마무리하고, 연내 사업을 착공, 2020년까지 사업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군은 남사예담촌이 가진 기존의 관광자원과 연계해 역사 탐방로를 구축하는 한편 유림 독립운동의 이념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체험 장소로 구축할 계획이다.

◆파리장서운동 의의 담은 유림독립운동기념관
파리장서 운동과 유림 독립운동의 의의는 이번 기념식이 열리는 유림독립운동기념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남사마을 북동쪽에 자리한 유림독립기념관은 전통 한옥양식으로 건립됐으며 전시실, 영상실, 수장고, 사무실 등을 갖췄다.

전시실에는 영남 유림의 태두인 면우 곽종석 선생과 파리장서에 서명한 유림의 당시 주요 활동상황과 후대의 포상 및 서훈 등이 전시돼 있다.

산청군 단성면 면우 곽종석 유적 편액
산청군 단성면 면우 곽종석 유적 편액

남사예담촌에는 유림독립운동기념관 외에도 면우 곽종석 선생의 후학들이 면우 선생을 기리기 위해 1920년 지은 이동서당 등 ‘면우 곽종석 유적(경남 문화재자료 제196호)’과 2018년 들어선 ‘파리장서 기념탑’을 만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독립운동 관광자원화 사업을 통해 남사예담촌을 독립운동의 역사와 자긍심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관광명소로 조성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붓과 글로써 맞서 싸웠던 우리 선조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역사적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성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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