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수구여병(守口如甁)하라
칼럼-수구여병(守口如甁)하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6.11 14:5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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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수구여병(守口如甁)하라

오늘 내가 선택하여 사용한 언행이 자신과 타인에게 얼마나 유익 하였는가 살펴보자.

나의 언행으로 다른 사람들이 행복을 느꼈다면 참으로 큰 복을 지은 것이다.

어제 없는 오늘이 없고, 오늘 없는 내일이 없어서 현재 나의 삶은 지난날을 살아온 나의 모든 삶의 종합결정체이다. 지난날을 성실하게 잘 살아왔으면 오늘이 행복할 것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 인식하고 판단하며 행동한 사람은 아직 덜 익은 사람이다. 잘 익은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헤아려볼 줄 안다. 우리에게 잘 사는 방법이 있다면 버리고 비우고 져주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다.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은 미운 사람을 용서하고, 그를 비판하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법적, 도덕적으로 얼마나 떳떳한가를 세심하게 살펴본 뒤에 남을 비판하라.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사람일수록 남들 문제에 열을 올린다. 가령, 부동산 투기로 사기를 당했다면 사기꾼에게만 원망을 돌리지 말고, 자신의 탐욕 때문에 아픈 결과가 온 것은 아닌가도 살펴보라. “내가 오늘저녁 죽는다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지금까지 부린 탐욕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었는가. 불안한 삶에 대한 처방이 있다면 남을 위해 선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평온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항상 ‘나’와, ‘내’ 주위부터 살펴보자.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역대정권을 보아도 몸속의 벌레가 사자의 살을 파먹는 것처럼 정권을 위태롭게 만든 원인은 야당도 언론도 아니었다.

정권 핵심부에서 좀 벌레처럼 기초를 무너뜨리고 있던 사자신충(獅子身蟲)들 때문이었다.

그래놓고 그들은 사자가 죽을 때 자신들도 함께 죽었다. 나라가 남북으로 나뉜 것 만해도 아픈데, 국내정치는 늘 싸움질만 일삼고 편 가르며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또 국민들이 나서서 정치집단에 회초리를 가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두고 보라.

내년 총선에서의 승자는 특정정당이 아니라, 국민들이 승자가 되어 싸움판을 정리해줄 것이다. 국가원수의 자리는 선망의 자리이지만 존경받기는 어려운 자리다. 수많은 이해관계의 집합 속에서 최종 결정을 내려야하며, 국가원수의 결정과 행보에 따라 찬사와 원망이 뒤따를 수밖에 없고, 때로는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서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서로의 어려움을 헤아려주자는 것이다. 싫은 상대를 향해 무심코 내뱉는 가시 돋친 말 한마디의 악담과 독설은 업인(業因)이 되어서 각자가 지은 업대로 과보를 받는다.

우리는 하늘과 땅, 사람도 결코 속일수가 없다. 깜깜한 방안에서 혼자 하는 행위라도 천신의 눈까지는 속일 수 없기 때문에 혼자 하는 말이라도 조심하여야한다. 세치 혀는 칼보다 날카로워서 상대를 향한 그 칼끝이 언제라도 자신에게로 향할 수 가 있다.

‘법구경’에서 “매 맞는 것과 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이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남을 때리고 죽이겠는가”라고 설한다. 말로서 남을 치거나 죽이지 말자. 패자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생각이 정의라는 아상(我相)이 강한 사람들이며, 오직 자신만이 우수하고 남들은 어리석다는 그릇된 고정관념이다.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면 인상(人相)의 줄에 걸려 넘어지게 된다.

우리사회에서 매일 ‘합의’란 말을 자주한 것은 그만큼 ‘불화’속에서 산다는 말이 된다.

불화의 원인은 탐욕과 아집으로 인한 망언에 있다. 세치 혀의 무서움을 알고, 독설과 악담을 줄여나가기 위하여 수구여병(守口如甁)하라. 입 다물기를 병마개 막듯이 하라는 뜻이다. 핵무기로 온 우주를 다 부순다 해도 인과응보의 진리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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