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경쟁력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도민칼럼-경쟁력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6.13 15:2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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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에듀맥스 대표
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쟁력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자식을 키우고 있는 필자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가 교육이다.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 것인가? 공부도 잘하고, 인성도 좋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1800년 전 중국의 삼국시대에 촉나라의 제갈공명이 있었다. 제갈공명의 아들인 제갈첨은 등애라는 사람이 촉을 정벌하자 면죽을 지키기 위한 전투에서 그의 아들 제갈상과 함께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받쳐 장렬하게 전사한다. 제갈공명은 아들 제갈첨을 정의, 충성, 용감한 인재로 키워냈다. 제갈공명은 촉나라의 승상으로서 북벌의 임무를 수행하는 바쁜 와중에도 어떻게 그의 아들 제갈첨을 교육하였을까?

제갈공명은 젊은 시절 아들이 없어서 형인 제갈근의 아들 제갈교를 양자로 삼는다. 제갈공명이 형 제갈근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글귀가 있다.

“제갈교는 본래 성도로 돌아가게 되어 있었으나, 지금 제장들의 자제들이 모두 군량을 운반하는 일을 맡고 있으니, 마땅히 영욕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갈교에게 500명-600명의 병사를 감독하게 하여, 여러 자제들과 함께 곡중이라는 곳에서 군량을 운반토록 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국무총리가 자신의 양아들을 전시에 군수품 수송 업무를 하게 했다는 것이다. 귀족의 의무를 다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한편 제갈공명은 <아들을 훈계하는 글>에서 자식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무릇 군자가 행하는 바는 고요함으로 자신을 수양하고, 소박함으로 덕행을 닦는 것이다.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평온하지 않으면 멀리 이를 수 없다. 무릇 배움도 고요함으로 해야 하고, 재능도 닦아야 한다. 배움이 없으면 재능을 널리 펼칠 수 없고, 뜻이 없으면 배움을 이룰 수 없다. 게으름을 즐기면 정신을 가다듬을 수 없고, 자칫 조급하면 심성을 다스릴 수 없다. 세월은 시간과 함께 흐르고 뜻도 날로 사라져가서 마침내 시들어 떨어져, 대부분 세상과 떨어져 슬픔 속에서 빈궁한 집이나 지켜야 할 것이니 그때 후회한들 어이할 것이냐!”

이 글속에 담겨있는 제갈공명의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이라는 책을 쓴 ‘마커스 버킹엄’과 ‘도널드 클리프턴’도 그들의 저서에서 이런 말을 한다. 누구나 재능을 타고 나지만 그 재능은 지식과 기술이 합쳐져야만 진정한 ‘강점’이 된다는 것이다. 지식을 쌓으려면 교육을 받아야 하고, 기술을 체득하려면 훈련을 하여야 한다. 타고난 재능에 교육과 훈련을 더하면 강점을 가질 수 있고, 강점을 가진 사람은 삶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게으름으로 인해 타고난 재능을 스스로 무디게 하고, 아무런 비전도 없이 배우지 않으면 슬픔 속에서 빈궁한 집이나 지켜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제갈공명의 말은 폐부를 찌르는 듯하다.

제갈공명의 자녀교육에서 중요한 점은 제갈공명 자신이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솔선수범하여 보여주었고, 재능을 강점으로 승화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제갈공명의 교육법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특히 대한민국의 리더들이 주목해야 할 점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의 지도층과 그 자녀들이 국방의 의무를 어떻게든 피하는 모습을 자주 봐야 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허탈하다.

재능을 교육과 훈련으로 갈고 닦아 강점으로 승화하라는 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주목해야 할 상황이다. 왜냐하면 현재 글로벌 경쟁에서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기술적, 시장적 한계에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각자 강점을 살리고, 그 강점을 융합하는 수밖에 없지 않는가? 1800년 전 중국의 삼국시대 제갈공명은 촉나라를 삼국정립의 한 축으로 만든 위대한 리더임과 동시에 자녀교육에도 성공한 훌륭한 아버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비록 북벌에 성공하여 삼국을 통일하지는 못하였어도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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