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훈 칼럼-죽 쑤는 PK광역단체장들
강남훈 칼럼-죽 쑤는 PK광역단체장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6.13 18:3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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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본사 부사장·주필
강남훈/본사 부사장·주필-죽 쑤는 PK광역단체장들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달 말로 출범한지 1년째를 맞는다. 지난해 6월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지역은 물론 서울, 경기 등 전국을 거의 휩쓸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TK(대구 경북)지역을 제외하고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민주당은 14곳을 석권했다. 한국당은 대구와 경북에서 승리했을 뿐, 부산 경남 울산 등 그동안 ‘텃밭’이라고 여겼던 PK 지역에서 조차 패배하고 말았다.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 시군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전국 곳곳에서 휘몰아친 민주당의 광풍(狂風)앞에 한국당은 속수무책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동안 여당인 민주당 소속 PK지역 광역단체장의 성적표는 어느 정도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죽을 쑤고 있다’이다. 여기다 함께 선출된 PK지역 진보성향의 교육감들도 부산을 제외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를 받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발표한 올 5월 직무수행지지도 조사 결과다. 리얼미터는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만7000명(광역시도별 1000명씩)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 5.6%,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고)

우선, 광역자치단체장의 직무수행 지지도를 보자. 오거돈 부산시장은 42.5%의 지지율(‘잘한다’ 긍정평가)을 기록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39.9%, 송철호 울산시장은 33.5%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장들의 지지율은 17개 시도지사 전국 평균지지율 48.6%에 비해 한참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순위로는 오 시장 13위, 김 지사 16위, 송 시장 17위였다. 모두 하위권이다. 전남지사, 광주시장이 60%이상의 지지율로 1,2위를 차지한 것에 비하면 너무 차이가 난다.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가 매달 발표되고 있지만, PK지역 광역단체장은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 17개시도 주민생활 만족도 조사에서도 경남과 울산은 최하위 권에 맴돌았다. 경남은 44.1%, 울산은 39.3%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전국 평균만족도가 53.5%를 기록했지만, 경남과 울산은 이에 못 미쳤다. 부산은 54.5%를 기록, 주민생활 만족도에서는 전국 평균을 웃돌아 중위권에 위치했다. 전남과 광주는 60%를 넘어 1,2위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단체장 지지율과 주민생활 만족도가 거의 비슷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경남과 울산의 주민생활 만족도 최하위는 충분히 예견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도교육감 직무수행 지지도에서도 울산 노옥희 교육감이 38.2%, 경남 박종훈 교육감이 37.1%로 전국 평균(43.6%)에 못 미칠 뿐 아니라 하위권에 쳐져 있다.

특히 김경수 도지사가 직무수행 지지도에서 전국 하위권에 맴돌고 있는 것은 다소 의외다. 그는 경남지사 취임 전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한 친노 핵심인물이자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선 문 대통령의 뒤를 이을 적장자로 꼽혔다. 하지만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취임 7개월 만에 법정구속 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2심 법원이 보석 청구를 받아들여 지난 4월17일 석방됐지만, 2심에서 형량을 대폭 낮추거나 무죄로 뒤집지 못할 경우 지사직 상실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그는 지난 9일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배석자 없이 단독 오찬회동을 했고, 10일에는 경남발전연구원과의 업무 협약을 위해 경남도를 방문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도청 집무실에서 만나 뜨거운 포옹을 했다. 지사직 상실 위기와 민심(民心) 이탈의 이중고 속에서 그가 하위권에 맴돌고 있는 직무수행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반전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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