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아수라장(阿修羅場)
진주성-아수라장(阿修羅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6.16 14:1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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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아수라장(阿修羅場)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아수라장(阿修羅場)이라는 단어가 있다. 아수라장은 싸움 따위로 혼잡하고 어지러운 상태에 빠지는 것을 일컫는 불교용어이다. 사전에 따르면 아수라는 산스크리트 ‘asur’의 음역(音譯)이다. ‘아소라’, ‘아소락’, ‘아수륜’ 등으로 표기하며 약칭은 ‘수라(修羅)’라고 하는데, ‘추악하다’라는 뜻이다.

아수라는 본래 육도 팔부중(八部衆)의 하나로서 고대 인도신화에 나오는 선신(善神)이었는데 후에 하늘과 싸우면서 악신(惡神)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증오심이 가득하여 싸우기를 좋아하므로 전신(戰神)이라고도 한다. 그가 하늘과 싸울 때 하늘이 이기면 풍요와 평화가 오고, 아수라가 이기면 빈곤과 재앙이 온다고 한다. 인간이 선행을 행하면 하늘의 힘이 강해져 이기게 되고, 악행을 행하면 불의가 만연하여 아수라의 힘이 강해진다. 아수라는 얼굴이 셋이고 팔이 여섯인 흉칙하고 거대한 모습을 하고 있다.

최근들어 우리사회가 점점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다. 전쟁터에서나 보게 될 아수라장이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목도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돈으로 통하는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면서 인성은 찾아보기가 힘들어져 온갖 흉악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돈 때문에 부모 자식간에도 으러렁 거리고 형제자매들 끼리도 척을 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돈 때문에 천인공노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아수라장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셔야 할 정치권에서는 여야 정치인들이 서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국민은 내팽겨친 채 막말과 몸싸움이 빚어지면서 정치판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시중잡배들도 하기 힘든 온갖 막말이 난무하고 폭력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들의 잇속만을 차리기 위한 아수라장 만들기에 다름 아니다.

혼탁한 세상은 가정에서의 천륜 배반, 직장에서의 불신과 적대행위를 낳고 키우게 되며 사회는 그런 악재들이 모여들어 아수라장이 안 되고 베길 도리가 없다. 우리사회가 아수라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각자 모두가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보면서 인성을 회복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수 밖에 없다. 불교에서는 부처와 또 장차 부처가 될 보살이 거주한다는 청정한 국토인 정토(淨土)가 있다. 우리 모두 아수라장이 아닌 정토(淨土)를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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