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당신이 잠들지 못하는 이유
도민칼럼-당신이 잠들지 못하는 이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6.17 16:0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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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정/(주)휴먼앤비즈 대표
최효정/(주)휴먼앤비즈 대표-당신이 잠들지 못하는 이유

새벽 1시, 당신은 침대에 누워 고민에 빠졌다. 내일은 결정적인 일이 있고 당신은 아직 이 일에 대한 해결방안을 결정짓지 못한 상태로 안방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당신은 오늘 밤 충분히 쉬어야 하는데도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한다. ‘내일 잘 할 수 있을까?’, ‘일을 망치면 어떡하지?’, ‘아니야. 잘 할거야. 그러니까 빨리 자야하는데 잠은 또 왜 이렇게 안오냐...’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차라리 아침이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애꿎은 시계는 이제 겨우 2시를 가르키고 있다. 긴장을 풀기 위해 호흡을 깊이 들이마시기도 하고 생각을 내려놓으려 애쓰지만 그럴수록 정신은 더 또렷하게 깨어나는 것 같다. 분명 낮에 피곤할텐데, 알면서도 잠이 오질 않는것이 고통이다. 벌써 이런 상태가 지속된지도 몇 날 몇 일이 되었는데 말이다. 실제로 낮이되면 당신은 기운이 빠져 지낼것이다.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긴장상태에 있을때는 그 조차 잊고 하루를 보내겠지만 조금만 긴장을 놓아도 금세 식은 땀이 나고 손에 힘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거나 걷는 모습이 불안해 보일 것이다. 이미 눈이 퀭한 상태가 된지는 오래되었고 피부는 윤기가 빠져나가 거칠한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요즘 피곤하신 일이 많으신가봐요?”라고 묻는다면 아마 당신은 “잠을 좀 못자서 그래요.”라고 간단하게 말하고 정말 그 모든 원인이 ‘불면’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가벼이 말한 ‘불면’의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당신은 무엇때문에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가.

누구나 중요한 회의나 행사, 면접, 발표, 중대한 일의 결정을 앞두고 걱정과 염려, 잘 하고 싶은 마음때문에 ‘생각’이 많아진다. 밤새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의 성벽을 쌓아보는 것이다. 아침이 되어 눈을 뜨기조차 어려워지면 대체 밤새 내가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인지 조차 가물가물 하지만 어젯밤의 생각은 꿈이 아니라 내 몸이 직접 겪어낸 현실이고, 열심히 생각하느라 정신은 물론 ‘정신의 집’인 육체가 제대로 쉬질 못했다.

그러므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은 ‘불면’ 너머에 있는 ‘생각’, 생각이 만들어낸 걱정과 불안, ‘스트레스’ 때문이다.

‘스트레스’란 신체의 항상성을 깨뜨릴 수 있는 외부 세계의 어떤 것을 말하며, ‘스트레스 반응’은 항상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신체가 하는 일을 말한다. 여기서 ‘항상성’이란 개념을 조금 더 들여다 보면, 신체가 필요로 하는 이상적인 산소 수준, 이상적인 산성도, 이상적인 온도 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서로 다른 변수들은 온갖 생리적 측정치가 최적의 수준으로 유지되는 상태인 항상성의 균형 속에서 유지된다. 알려져 있듯이, 뇌는 항상성을 추구하며 진화해 왔다. 우리가 아무 이유 없이, 또는 어찌할 수 없이 생리적 혼란에 빠져 스트레스 반응을 작동시킬 때 우리는 이것을 ‘불안’, ‘신경증’, ‘편징증’, ‘불필요한 적개심’이라 부른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스트레스반응은 실제 일어난 일, 뿐만아니라 일어나지도 않은, 단지 ‘예감’만으로도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로버트새폴스키의 ‘STRESS’라는 책에서 저자는 당신을 병들게 하는 모든 원인(심장병, 암, 뇌혈관 장애)이 당신의 ‘불안한 예감’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너무 ‘지혜로울려고 하는 사람’도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주는 각종 일들을 떠올려야 함으로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고 지적했다. 필자는 십수년전 인도에서 요가와 명상을 공부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기업과 관공서의 HR과정에서 ‘명상을 통한 스트레스관리’, ‘오피스요가’ 등을 강의하고 있다. 몇 년전, 구글의 직원들이 명상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내에도 스트레스관리 강의가 늘었는데 핵심은 바로, ‘생각을 내려 놓는 훈련’에 있다. 지금 당장, 호흡에만 집중해보자. 들숨보다는 날숨에 집중한 호흡법을 통해 오늘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 숙면에 취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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