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배우고 있는가?
당신은 배우고 있는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5.2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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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익렬/경남과기대 교양학부 교수
배움에는 끝도 없다. 이젠 좀 알만하다고 느꼈는데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매일 매일 쏟아지는 요즘 새로 산 스마트폰은 왜 그렇게 기능이 많은지 배우고 익혀도 끝도 없다. 스마트폰만 그럴까. 다른 일상의 일들이 다 그런 느낌이다.

스마트폰 하나쯤은 모두가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변 사람들 중에 유일하게 2세대(2G) 핸드폰을 가진 친구도 조만간 스마트폰(3~4G)로 바꾸기로 했다니 너무 빠른 시대의 변화를 실감한다. 2년전 처음 스마트폰을 구입했던 날이 기억난다. 그 전 누르던 방식에서 터치 방식이라 새로운 전화번호를 입력하다 잘못 눌러 엉뚱한 전화번호를 건드려 발신이 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통화를 하게 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통화도 하고 안부도 서로 전했지만 상대방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생활의 편리함보다 몰라서 오히려 무식함이 드러남을 스마트폰을 통해서 느끼는 기분은 참 묘하다. 오늘도 어떤 기능들이 있을까 유심히 핸드폰은 들여다본다.

며칠 전 식사를 하면서 80대 중·초반을 치는 나름의 고수인 골프 동호인이 레슨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구력 10년에 한때의 싱글도 해 봤고 지금도 그 정도의 스코어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았는데 레슨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도 많이 놀란 모습이다. 농담 삼아서 던지는 말이 “배워서 프로하려고 하느냐?”고. 그런데 배우는 당사자는 당연하다는 듯하다. “아니!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할수록 더 모르겠다는 것이 골프더라”라면서 의미있는 미소를 짓는다. 같이 라운딩도 해 봤지만 보면 볼수록 참 야무진 공인데 아직도 배우려는 자세가 참 보기 좋고 본받고 싶다. 세상에 가장 무서운 맞수는 ‘늘 배우려는 사람’이다.
논어 술이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자왈 삼인행 필유아사언)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세 사람이 길을 가더라도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 좋은 사람은 따라 배우고, 훌륭하지 못한 사람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고서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면 세상 모든 이가 내 스승’이라는 뜻이다.

대학에 60~70대의 만학도가 전에 비하여 많이 늘었다. 특히, 자유전공학부에 많다. 왜냐하면 대학의 특성상 독자적 기준에 의한 전형 중 ‘고령자’ 전형으로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모두가 참 열심이다. 오히려 젊은 대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출석이며, 과제며, 심지어 1박 2일의 MT도 꼬박꼬박 참석하여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재학 중의 탈락률과 충원률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너무 열심히 해서 가르치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정도다. 가르치는 사람도 덩달아 신이 난다.

가르침에 있어서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이들을 통해서 다시 바로 잡게 된다. 아마도 그 동안 자식들 뒷바라지에 대학 문턱을 이제야 넘어선 것이다. 대학에서도 이들에게 장학금 지급 등 많은 혜택을 주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참으로 보기 좋고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 시간들을 같이 할 수 있어서 우리도 행복하다.

요즘 우리 대학 내에서는 곧 있을 차기 총장 선거로 분주하다. 구성원이 직접 투표로 뽑는 직선제의 마지막 총장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지만 표심 잡기에 열심이다. 비록 한 표 밖에 없어서 유감이지만 제대로 된 후보자에게 투표하고자 하는 마음은 구성원 모두가 같을 것이다. 그래서 차기 총장에게 묻고자 한다.

“총장으로 당선되면 당신은 배울 자세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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