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방사 한달…지금까지는 자연적응 성공적
따오기 방사 한달…지금까지는 자연적응 성공적
  • 홍재룡기자
  • 승인 2019.06.19 18:27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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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우포복원센터 방사장서 40마리 순차적으로 떠나
인공 서식지 이용 등 적응…일부 지자체 ‘분양’ 문의
지난 18일 오후 창녕군 우포늪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198호 따오기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창녕군 우포늪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198호 따오기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국에서 한 쌍을 들여와 창녕 우포늪에서 복원·증식에 성공한 따오기를 한반도에서 멸종된 지 40년째란 상징성을 담아 40마리를 자연 방사한 지 21일이면 한 달이 된다.


마지막 단계인 야생 정착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 경남도, 환경부는 물론 조류 전문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예산지원을 받아 복원·증식 기술을 익히고 방사까지 긴 터널을 지나온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따오기 자연 적응 단계에서 생존율을 최대화하고 조기 정착을 위해 하루하루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22일 환경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따오기 방사 이벤트 당시 10마리가 날아간 것을 시작으로 예정됐던 40마리가 모두 ‘연방사’ 혹은 ‘자연방사’ 방식으로 완전히 케이지를 벗어난 것은 방사장 문을 연 지 18일째인 지난 9일께였다.

방사 행사 당시 복원센터는 그야말로 ‘행사용’으로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될 환경을 만들어 10마리를 ‘유도방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머지 30마리는 자연방사 방식으로 따오기가 나가고 싶을 때, 준비됐을 때 나가도록 매일 아침 7시 방사장 문을 열고 오후 6시께 닫는 작업을 계속했다. 몇 마리는 한동안 방사장을 박차고 나가지 못해 보는 사람들의 애를 태웠다.

일단 나간 뒤에는 방사장을 다시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아직 밖에서 잠자리를 구하지 못한 녀석들은 다시 방사장으로 들어가 잠을 자고 나가곤 했다.

지난 16일과 17일엔 방사장을 벗어난 40마리 가운데 밤에 다시 ‘엄마 품’ 같은 방사장을 찾은 따오기가 한 마리도 없었다.

방사장 앞에 논을 묵혀 인공적으로 조성한 쉼터 서식지에는 매일 따오기 10~20마리가 찾아 복원센터가 아침마다 던져놓은 미꾸라지 4㎏을 먹고 간다.

이곳은 2013년부터 조성된 곳으로 1만900㎡ 정도 되고 서식지론 질이 좋은 편이다.

요즘은 따오기뿐만 아니라 소문이 났는지 백로와 왜가리도 찾고 섬에서만 산다는 흰날개해오라기도 귀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공 서식지 주변에 따오기들이 잘 모여주는 것 자체가 복원센터로선 무척 고맙고 고무적인 일이다. 예측이 빗나갔다면 다른 곳에 논을 사서 서식지를 새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원센터는 서식지에서 일정 거리까진 탐방객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줄을 쳐 놓았지만 일부가 서식지 안으로 들어가고 사진기 후레쉬를 터뜨리기도 해 애를 먹고 있다.

복원센터는 방사 전 따오기 개체마다 발목 가락지와 등에 가방 메듯 위치추적기를 붙여 놓았다.

시기적으론 지금이 가장 민감한 번식기여서 따로따로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8월께면 무리를 지어 다닐 것으로 보인다.

방사를 전후해 따오기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탓인지 경남은 물론 멀리 전남에서도 ‘따오기 분양’을 타진해오는 곳이 부쩍 늘었다.

복원센터는 구체적인 모니터링 결과나 생존 상황 등은 환경부 등과 협의를 거쳐 내주 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2008년부터 19차례 방사한 결과 방사 후 3년간 생존율은 40% 수준을 보였다.

김성진 박사는 “방사한 따오기가 자연 상태에서 내년 3월께 처음 알을 낳고 부화하는 과정을 확인하면 일단 방사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방사 한 달을 앞두고 “창녕의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에다 국내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 미리 준비한 우수한 서식지 등으로 따오기 생존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군수는 “따오기 방사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탐방객들이 따오기들이 잘 적응하고 살아갈 때까지 가급적 통제선을 지켜주고 근접 촬영에 의한 스트레스를 안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재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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