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진주성-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6.23 14:5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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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불교 용어 중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다. 이는 화엄경(華嚴經)의 중심사상으로, 일체의 법(法)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의 나타남이고, 존재의 본체는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일 뿐이라는 뜻이다. 곧 일체의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있다는 것을 일컫는다. 이는 불가의 사상일 뿐만이 아니고 위대한 사상가, 철학가, 종교인들이 내세우는 핵심사상이 되고 있다.

신라의 고승 원효(元曉)대사도 화엄사상을 이론적으로 깊이 연찬하여 이를 화쟁사상의 이론적 기초로 삼고 무애행이라는 실천적 활동을 했다고 한다. 《속고승전(續高僧傳)》에 의하면 원효대사는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로 유학길을 떠나던 도중에 해골바가지에 고인 물을 마시고는 일체유심조를 깨닫고 당나라로 가던 발걸음을 신라로 다시 돌려 불교의 진리를 크게 깨우쳤다고 한다.

원효는 이 깨달음의 내용을 “마음이 일어나면 만법이 생기고 마음이 멸하면 만법이 소멸한다”(心生故種種法生 心滅故種種法滅)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일체유심조는 인간 세상의 모든 일이 인간의 마음이 들어서 짓는다는 것이다. 곧 인간의 길흉화복과 흥망성쇠ㆍ희로애락 등이 다 밖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요 인간의 마음이 들어서 그렇게 만든다는 것이 기본적인 의미이다.

노납이 아는 불교신자 중에서 남들보다 재산도 좀 있고 살만한 보살이 '살림이 쪼들려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또 한 보살은 비록 살림살이는 어렵지만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매사에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재산이 있는 보살은 앞으로 재산이 아무리 더해져도 만족을 못할 것이고, 살림이 어려운 보살은 지금보다 형편이 더 어려워져도 만족하면서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 두 분의 보살을 보면서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일체유심조의 사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흔히 사주팔자가 좋다고 해도 관상만 못하고 관상이 아무리 좋아도 용심(用心)만은 못하다고 했다. 외모만 가지고는 성품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아름다운 꽃이라도 슬플 땐 아름답게 느낄 수가 없다.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일체유심조, 즉 어떠한 요행보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미래의 꿈을 가지고 꾸준한 노력으로 힘찬 전진을 한다면 바라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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