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내 교통사고 제대로 대처하기
터널 내 교통사고 제대로 대처하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7.03 16: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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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승/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교수
황준승/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교수-터널 내 교통사고 제대로 대처하기

1979년 7월 11일 18시 40분 일본의 도메이 고속도로 니혼자카 터널 내에서 승용차 2대와 유지를 쌓은 트럭 4대가 관련되는 추돌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가연성이 강한 적재물 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터널 내 후속 차량에 차례로 번졌다. 터널은 스프링클러나 배연 장치 등 당시 최신의 소화 설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화재의 기세가 너무 강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사망자 이외의 운전자나 동승자들은 전원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지만, 진화까지 65시간이 걸렸고 173대의 자동차가 소실된 대화재가 되었다. 완전한 복구까지 90일 소요되는 일본 역사상 가장 피해규모가 큰 터널 사고로 기록되었고 터널 방재 설비의 중요성이 재인식되었다. 사고 후의 대책으로 소화 설비가 개량되어 터널내의 속도 제한과 차로변경을 금지하였다. 특히, 사고 발생 시 터널 입구에서의 진입 금지 표시를 무시하고 진입한 차량이 많아 사고 규모를 키운 것으로 인해 터널 입구에는 터널 내 진입 금지를 알리는 신호기나 정보표시기가 설치되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지난 5일 경남 창원시 창원터널 김해방면 입구를 달리던 25t 트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빠르게 진화되어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경남지역과 같이 지역을 연결하는 터널이 산재된 곳에서는 터널 내부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인명 피해가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터널 안에서 급작스럽게 차선을 바꾸는 행위를 하거나 예고 없는 앞지르기, 무리하게 상향등을 조작하는 경우는 정상적인 운전자를 심리적으로 위축을 주게 되고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게 된다. 또한 전방의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치 못한 경우라면 연쇄 추돌사고로 이어지게 되고 터널에서 화재가 났을 때 차량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가 없다. 특히, 터널 내부는 공간이 좁아 일반도로보다 공기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차체가 흔들리고 속도조절이 쉽지 않아 앞지르기나 무리한 진로변경을 할 경우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일부 안전조건을 갖춘 터널을 제외하고는 터널 내에서 차로변경은 흰색실선으로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자칫 무리한 운전으로 연쇄추돌이나 차량 간 충돌, 터널내부 벽과의 충돌사고가 화재로 이어지게 된다면 터널내부 50m간격으로 설치된 비상벨을 울리거나 119에 신속하게 신고하고 터널 밖으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교통사고가 화재로 번졌을 때 터널 안 온도는 보통 1000도를 넘게 되고 유독가스가 발생하게 된다. 국내 터널들은 대부분 소방서에서 10분 이상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는 차량과 함께 일단 밖으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만일 차를 몰고 나오는 게 불가능하다면 차량을 최대한 터널 내 벽 쪽으로 붙여 정차시키고 키를 차내에 둔 상태에서 피난공간이나 밖으로 탈출해야 소방·구급구난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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