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의 경쟁력 (1)
시론-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의 경쟁력 (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7.07 16:0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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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동/경남도립거창대학교 총장
박유동/경남도립거창대학교 총장-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의 경쟁력

싱가포르의 다른 이름은 little red dot(작은 점)이다.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 B. J 하비비가 인도네시아에 비해 작은 도시국가에 불과한 싱가포르를 비하하기 위한 의도로 처음 사용한데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야간에 인공위성에서 보면 적도 근처의 주변 국가들이 암흑같이 어두운데 유일하게 보석처럼 작게 빛나는 곳이 싱가포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사실 싱가포르는 서울시 면적은 1.1배에 불과한 작은 나라이다.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으며 1965년 말레이연방에서 독립한 신생독립국가였다. 싱가포르는 당시 독립을 원하지 않았으나 말레이시아 입장에서는 중국계가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박과 마약 등 각종 범죄가 판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 공산주의 열풍이 불고 있어 본토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강제로 독립을 시켰다.

독립당시 싱가포르는 부존자원도 없고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민족으로 구성되어 인종간의 갈등이 심했으며 각종 범죄와 마약 등으로 얼룩진 가난한 어촌에 불과했다.

이런 나라가 2019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발표한 국가경쟁력 1위국가가 되었다. 객관적인 조건만 놓고 본다면 경쟁력 1위국가가 아니라 망하기 좋은 조건 1위 국가가 어떻게 독립이후 40년 만에 각종 경쟁력 지수에서 항상 앞 순위를 차지하는 나라가 되었을까?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요인은 국가 지도자의 솔선수범과 강력한 리더십이다. 싱가포르를 이야기할 때 국부로 칭송받는 리콴유를 빼놓을 수가 없다. 리콴유의 강한 지도력이 없었더라면 오늘 날 싱가포르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존재한다 하더라도 적도 근처의 가난한 나라 중에 하나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리콴유에 대해서도 여러 공과가 있지만 본인 스스로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으며 지도자로서 스스로 모범을 보였기에 국민이 신뢰하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여 싱가포르 발전을 주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리콴유는 생전에 “내가 죽으면 살던 집을 허물어 버리라”고 유언을 남겼다. 사후에 자기가 살던 집이 성지로 보존된다면 개발제한에 묶인 주변의 부동산 값이 하락해 이웃 주민들에게 경제적 손실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리콴유가 세상을 떠난 지 4년이 지난 지금 아직 그 유언은 실행되고 있지 않지만 리콴유의 국민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두 번째로 과감한 투자유치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제공이다. 대규모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며 자금 조달력이 없는 경우 외국으로부터 차관을 도입하거나 투자유치를 통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발초기에는 주로 외국의 차관도입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했으며 싱가포르의 경우 주로 투자유치를 통해서 개발을 이끌었다.

싱가포르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국민의 75%가 중국계임에도 불구하고 반대를 무릅쓰고 영어 공용화 정책을 편 결과 다민족 국가지만 언어로 인한 장벽이 없으며 외국인도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또한 교통, 통신 등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범죄가 없고 깨끗한 도시 이미지로 인해 글로벌 기업의 동남아시아 본부는 대부분 싱가포르에 위치하고 있다. 투자유치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고 투자할 만한 매력이 있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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