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건강한 조직은 구성원을 웃게 만든다
아침을 열며-건강한 조직은 구성원을 웃게 만든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7.14 17: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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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건강한 조직은 구성원을 웃게 만든다

당신의 조직은 건강한가요? 오늘도 출근이 즐거운가요? 그렇지 않다면 내가 속한 조직을 한 발짝 물러서서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행복하게 살아도 짧은 삶을 왜 불행한 조직 속에서 보내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교육 이념이 홍익인간이다. 홍익인간 이화세계. 이는 우리 민족의 시원인 한웅의 아들 단군이 세운 조선의 건국이념이기에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리라. 홍익인간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는 너와 내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이고 또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사상이다.

물질문명이나 경쟁 속에 살아온 세대, 부족해서 뭔가 항상 남의 것을 탐하는 인생을 살아온 사람은 너와 나의 경쟁에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경쟁의 우위를 점해야 성공하는 것이란 생각을 가진 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늘 경쟁의 대상으로만 본다. 모든 이들이 자기처럼 생각하고 산다고 생각하기에 페르소나의 가면을 오늘도 쓰고 산다. 가면의 수가 많을수록 슈퍼컴퓨터처럼 머리를 돌리느라 늘 바쁘다.
우리는 늘 어떤 조직, 어떤 집단에 속해 산다. 내가 속한 조직이 나를 더 나은 삶으로 가져다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 속에서 내가 맡은 일을 수행하면서 조직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경쟁의 날이 선 사회 속에서 내 것만으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기에 쉽게 살기 위해서는 남의 것을 뺏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누구는 큰 톱니로, 누구는 톱니의 나사로서 자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제 기능을 한다.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조직인데, 누군가 강제로 돌리려 하거나 맞지도 않은 부품을 강제로 끼워 넣으면 삐걱삐걱 소리를 내다 작동을 멈추어 버린다. 작은 나사가 큰 톱니의 자리에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 나름의 자리를 망각하는 순간 조직은 흔들리다가 와해된다.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서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하는 조직이라면 그 조직은 떠나라 권하고 싶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는 말은 그 조직이 이미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생존에 목숨을 건 사람은 무슨 짓이든 한다.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각종의 모략이 조직을 부패하게 만들고 더 빨리 무너지게 만들 것이다. 다른 이의 업적을 가로채 내 것인 양 조작해 가면서 자신의 업적으로 만들어 보려는 이가 조직에 많아질 것이다. 썩어가는 부분을 순간 덮어보려는 일도 빈번히 일어날 것이다. 그런 조직은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생존에 목숨을 건 이들은 타인의 삶을 해하고 자신마저도 늘 괴롭히면서 살고 있다. 행복하지 않은 이들이 많은 조직은 건강하지 못하다. 상대를 늘 경쟁의 대상으로만 보기에 어떻게 눌러볼 것인가가 머릿속에 가득한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를 이기기 위해 혹은 속이기 위해 잔꾀를 부린 것처럼 다른 사람도 그러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깊은 숲 속에서는 하늘을 볼 수 없다. 오로지 자신 앞에 놓인 나무만 보일 뿐이다. 조직 속에 깊숙이 들어가 있을수록 그 조직을 보지 못한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야 그 조직을 볼 수 있다. 많은 선인들의 훌륭한 가르침을 이론적 지식으로 많이 알고 있다고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도 아니다. 책에서 얻은 삶의 지혜는 경험만 못하기 때문이다.

홍익인간은 나뿐만 아니고 상대방,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 모두가 행복하고 이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상이다. 우리 민족의 피가 흐른다면 우리 몸 구석구석을 자리하고 있으니 늘 마음 한 구석에는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는 선인들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안다.

온전한 정신으로 정상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누군가를 눌러 얻은 행복에는 늘 불편함을 느끼면서 살아야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다. 모자람을 남을 통해 얻으려 하지 말고,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 배워가면서 살아가자. 건강한 조직은 구성원을 웃게 만든다. 행복한 구성원이 많은 집단은 건강하기 때문이다. 경쟁의 시대에서 진정한 홍익인간의 이념을 실천하면서 살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지혜를 가지고 노력하면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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