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백중(百中)기도
진주성-백중(百中)기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7.14 17: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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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백중(百中)기도

오늘은 양력 7월15일이지만 음력 7월15일은 백중(百中)이다. 백중은 백종(百種) 또는 망혼일(亡魂日),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고도 한다. ‘백종’은 이 무렵에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와 옛날에는 백가지 음식을 마련해 조상에게 바치고 재를 지낸다고 하여 유래된 명칭이다. 백중을 앞두고 각 사찰에서는 조상을 기리기 위한 백중기도에 들어가게 된다. 백중기도를 통해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부모님의 소중한 은혜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는 것이다.

불가(佛家)에서 백중을 4대 기념일로 기리게 된 것은 부처님 당시 십대 제자였던 목련존자의 효심에서 비롯됐다. 어머니인 청제부인이 생전에 악업을 지은 과보로 지옥의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알고 부처님께 어머니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자, 부처님께서 목련존자에게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행하는 스님들에게 100가지 종류의 공양을 올려 그 공덕으로 어머니께서 지옥의 고통을 면할 수 있다”고 하셨다. 이에 목련존자는 스님들이 공부를 회향하는 백중(음력 7월 15일)에 공양을 올리고 그 공덕으로 어머니가 지옥의 괴로움을 면하게 됐다는 것에서 백중이 비롯됐다.

이후 불가에서는 백중날에 재를 올리는 것이 전통이 되었다. 노납이 있는 여래사도 음력 7월7일부터 백중기도에 들어가게 되며, 매일 1000배씩 7000배를 하고 참회를 하면서 마지막 날 조상천도를 위한 재를 지내게 된다. 전국의 각 사찰도 하안거 수행정진기도 기간이면서 백중을 맞아 조상천도를 위한 백중기도를 봉행한다. 백중기도는 돌아가신 선망부모의 왕생극락과 현존 부모님에 대한 보은의 정신을 되새기는 불교의 매우 중요한 행사인 셈이다.

백중은 우리에게 부모님과 조상의 은덕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일깨워준다. 다른 종교에서도 마찬가지 이지만 불교에서는 특히 부모님의 은혜를 제대로 아는 것, 즉 효행을 유난히 강조한다. 불교의 경전 중에 효 사상을 강조한 것으로 ‘부모은중경’을 비롯한 ‘목련경’, ‘우란분경’ 등에서 보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부모은중경’에는 은혜를 갚는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7월 15일의 우란분재에 부모를 위해서 삼보(三寶)에 공양하고, 이 경을 간행하여 널리 보급하도록 했다. 그리고 부모를 위해서 이 경의 한 구절 한 게송을 잘 익혀 마음에 새기면 오역(五逆)의 중한 죄라도 소멸된다고 했다.

오늘날 천륜과 도덕, 인성이 땅에 떨어지고 온갖 험하고 궂은일들이 횡행하고 있다. 백중기도를 통해 부모와 조상님의 은혜를 되새기고 모든 인연들을 위해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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