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섭법(四攝法)
칼럼-사섭법(四攝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7.16 16:2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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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사섭법(四攝法)

인간은 서로 주고받으며 거래하는 동물이어서 서로 돕고 의존하면서 생산적인 거래를 활발하게 이루어 나가야한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혼자서는 살수 없기에 좋은 마음을 먹고, 서로 협력하면서 살아가자. 우리는 빈손으로 태어났고, 빈손으로 떠나가지만 삶을 가치 있게 살고 제몫을 다한 사람은 저승으로 떠나갈 때도 좋은 인연을 많이 가져갈 수 있다.

누구나 인생의 종점은 죽음이다. 그러므로 격동하는 세태 속에서 온갖 고난과 시련, 빈궁함을 겪으면서도 분투노력을 거듭해야하며, 늘 삶을 죽음 쪽에서 조명해보며 살아가야한다.

변화무상한 것은 세월도 인간사도 똑같다. 그런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 일부 지도자들 중에는 부정부패를 자행하여 많은 재산을 축적하기도 한다. 그들은 후배도 키우지 않고, 더 높은 사람에게 아부하고 허리 굽히면서, 입만 열면 반대자를 향하여 험담을 쏟아 붓기 일쑤다. 그리고 반대자 친인척들의 과거행적을 수사관들보다 더 열심히 찾아내서 공개하고 윽박지르며 깎아내리는 불치병을 앓고 있다. 불가에 사섭법(四攝法)이란 것이 있다.

첫째, 보시섭(布施攝)이란, 부처의 가르침이나 재물을 베풀고. 둘째, 애어섭(愛語攝)이란, 부드럽고 온화하게 말하고. 셋째, 이행섭(利行攝)이란, 남에게 이로움을 행하고. 넷째, 동사섭(同事攝)이란, 서로 협력하고 고락을 함께하라는 것이다. 세상을 혼자서는 살수 없기에 사농공상(士農工商)과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도움도 받아야하고 일월성신(日月星辰)과 산하대지(山河大地)의 도움까지도 받아야만 우리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국회의원들은 선거 때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여 복지국가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던 사람들이다.

그래놓고 자신의 지위와 지식을 국가와 국민들을 위하여 베풀지 않고, 개인의 영달을 위하여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일수록 미래의 목표는 청와대접수일 것이다.

청와대라는 곳이 그저 신비롭고 화려하며 경이롭고 호화로울 것으로 착각하면서 온갖 변칙반칙을 불사하겠지만, 막상 들어가서 보면 두렵고 외로운 창살 없는 감옥 일 수도 있다.

한번 잘못 삐끗하는 순간, 욕망과 무지가 빚어낸 과욕의결과 허망하고 허탈해도 도망갈 곳도 없는 공포의 자리가 될 수도 있다. 과거정권의 실세들이 잡범처럼 포승줄에 묶여 구치소로 끌려갈 때 한쪽은 적폐 청산이라 하고, 한쪽은 정치보복이라고 이를 갈며 악을 썼다.

그러나 누가 옳고 그른지는 더 많은 세월이 지나보아야 답이 나온다. 지나친 욕심은 귀신도 싫어하므로 청와대 접수에 앞서 자신의 인격부터 닦아야한다. 처연하고 슬픈 역사의 진실은 오늘도 살아 숨 쉬고 있다. 군사반란을 일으켜 청와대를 접수하고 대통령자리를 꿰찬 뒤에 그 자리를 잃을까 전전긍긍하며 난공불락의 궁전을 무술경호원들이 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24시간 물샐틈없는 경비를 하였지만 끝내 그 자리를 지켜주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무모한 욕망은 자신의 눈을 멀게 할뿐, 국민들로부터 사랑도 환영도 받지 못하게 된다.

‘부귀공명’, ‘부귀영화’를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만, 최고의 자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총력질주를 하다가 발을 헛디디면 목숨을 잃거나, 교도소로 끌려 다니면서, 온갖 치욕과 수모를 다 겪게 된다. 최고 지도자가 되려면 사섭법(四攝法)을 참고하여 언제나 소박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협동정신을 유지하면서 환한 얼굴과 공손한 언행,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솔직함’과 ‘친근함’을 익히며 자신을 가장 낮은 자리에 두어야한다.

개인의 무지는 개인의 파멸로 끝나지만, 지도자의 무지는 국가와 모든 국민을 파멸시키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서로 돕고 의존하고 존중하면서 협동 속에 공존의 길을 걷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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