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비를 높이려면 엔진이나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것 못잖게 차체가 무겁지 않아야 하고 가벼운 소재 개발이 요구된다.

의료분야에서는 인공장기나 인공관절을 만들려면 인체에 해가 없는 소재가 필요하고 휘거나 둘둘 마는 디스플레이 생산에도 신소재가 있어야 한다.

신산업이나 기존산업에서 소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규제 대상 품목을 확대하려 하면서 소재 전문 국가연구기관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창원시의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재 전문 연구기관이다.

그러나 소재 기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독립 연구법인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 재료연구소는 예산, 인력, 연구 자율성 등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

이에 경남권 기업과 창원상공회의소는 2016년 ‘재료연구소 원 승격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재료연구소를 연구원으로 승격을 요청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창원시에 지역구가 있는 박완수 국회의원, 고 노회찬 국회의원은 2017년 재료연구소를 연구원으로 승격하는 법률안을 각각 발의했다.

창원시는 재료연구소의 연구원 승격에 대비해 진해구 여좌동 옛 육군대학 터에 조성하는 첨단연구단지 일부 부지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은 한국기계연구원을 포함해 19개 연구원을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못 박고 있다.

재료연구소가 독립법인이 되려면 해당 법률을 바꿔 재료연구원을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새로 포함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출연연구소 부설기관의 법인화 가이드라인 설정 등의 절차가 늦어지면서 승격 법률안은 2년째 심의 보류 중인 상태다.

경남권 9개 시·군 상공회의소가 회원인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는 지난 12일 재료연구소의 연구원 승격 법안 심사 재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보내는 등 일본의 소재 품목 수출 규제를 계기로 다시 독립법인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희석 창원상공회의소 조사홍보팀장은 “소재 강국 일본, 독일은 독자적인 소재기술 전문 연구원이 있다”며 “일본의 이번 수출규제가 재료연구소의 독립 법인화를 빨리 추진하는 계기가 되길 지역 업체들이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노수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