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녹내장은 치료방법이 없는 질환이 아니다
건강칼럼-녹내장은 치료방법이 없는 질환이 아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7.18 17:1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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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남/경상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김규남/경상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녹내장은 치료방법이 없는 질환이 아니다

녹내장은 전 세계적으로 3대 실명의 원인이다. 녹내장은 진행하는 시신경병증으로 인하여 주변부 시야손상으로 시작되는 시야결손이 나타나고, 병이 계속 진행하게 되면 말기에는 실명하게 된다.

녹내장으로 인한 시야 결손은 회복되지 않으므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급성폐쇄각녹내장처럼 급격한 안압상승으로 안통, 두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 환자가 병원에 오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대부분은 증상이 없어 다른 이유로 안과를 찾거나 건강검진을 통해 녹내장을 진단받게 된다. 2007년 한국녹내장학회 연구 결과 녹내장은 조사대상인구의 3.5%에서 있었고, 이중 77% 가 정상 안압 (10-19mmHg) 녹내장이었다.

이는 정상안압녹내장의 비율이 외국에 비해 3~4배에 이르는 것이다. 안압이 높은 경우는 안과 검사나 건강검진에서 발견이 되기 쉽지만, 정상안압녹내장의 경우 안압이 정상이라 발견이 늦어져 말기에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녹내장 조기검사가 가장 중요하고 특히 40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녹내장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녹내장을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겠다.

녹내장 치료의 목적은 질환의 진행을 최대한으로 늦추어 시기능을 보존하여 삶의 질은 유지하는 것이다. 녹내장 환자들은 초기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말기에는 느끼는 증상이 치료를 한다고 좋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녹내장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여 상당히 나빠져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가능한 대부분의 녹내장 치료는 증상을 호전 시키는 치료가 아닌 약물 또는 수술로 안압을 떨어뜨려 녹내장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다. 일부 안압이 많이 높은 경우에 치료로 안압이 떨어지면 발생한 두통이나 안통 등의 증상이 좋아져 치료가 된다고 느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녹내장 특히 정상안압녹내장의 경우는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증상의 호전은 없다. 그렇지만 안압의 하강은 녹내장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분명하고 효과적인 치료로 특별한 이유 없이 환자 자의적 판단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하겠다.

외래에서 진료를 보다보면 많이 듣는 질문들이 “녹내장은 다 실명하는 병이라면서요?”, “녹내장은 수술도 안 된다고 하던데요?”이다. 일단 정답부터 말하자면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녹내장으로 실명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많은 경우는 적절한 치료로 시력을 잘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의 경우 물론 진행된 녹내장으로 인한 손상된 시력을 수술로 되돌릴 순 없지만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고안압 녹내장의 경우 녹내장 수술로 안압을 하강시켜 더 이상 녹내장이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는 있다. 모든 녹내장환자에서 녹내장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일부 약물로 조절이 되지 않는 녹내장 환자에서 녹내장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환자들이 녹내장이라는 질환에 대해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예후에 대해 필요 이상의 과도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적절한 긴장은 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는 차원에서는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과도한 두려움과 이로 인한 우울감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막연한 공포는 환자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진행된 녹내장환자이더라도 최근의 발달한 술기 및 약물치료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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