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훈 칼럼-민낯만 보여주는 야당
강남훈 칼럼-민낯만 보여주는 야당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7.25 15:1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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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본사 부사장·주필
강남훈/본사 부사장·주필-민낯만 보여주는 야당

요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이 하는 행태를 보고 많은 국민들이 실망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2020년 총선이 불과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두 야당은 선거준비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포기한 것인지 도대체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야당이 똘똘 뭉쳐 하나로 통합해도 내년 총선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데, 연일 볼썽사나운 모습들만 연출하다보니 이들 야당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던 다수의 보수우파 층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속만 끓이고 있다. 자신들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제1야당인 한국당의 행태를 보자. 최근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벌인 당내 ‘감투다툼’은 이 당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한국당 몫인 국회 국토위원장 자리를 1년씩 나눠 맡기로 한 당초 약속을 깨고 현 위원장은 사퇴를 거부했다. 해당의원이 오히려 ‘합의한 바가 없다’며 버티기로 일관하는 바람에 당이 징계위원회까지 여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당 윤리위원회는 해당의원에 대해 ‘해당(害黨)행위’라고 판단,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의결했다.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 하나를 놓고 당내 의원들끼리 벌인 감투다툼은 ‘정신 못 차렸다. 제1야당이 맞나’라는 국민들의 핀잔을 듣기에 충분했다.

한국당의 민낯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한국당 몫인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장에 친박(親朴)계 의원이 내정되자 이번에는 비박(非朴)계가 ‘또 친박이냐’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 당이 그동안 지겹도록 들어온 ‘계파갈등’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최근 당 사무총장,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등에 친박계가 임명된데 이어 사개특위 위원장까지 친박 인사가 차지하는 등 국회직, 당직을 독식해 당이 ‘도로 친박당’이 될 공산이 커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각골지통(刻骨之痛, 뼈를 깎는 아픔)의 심정으로 변화와 개혁을 해도 신통찮은 마당에 당 전체를 과거회귀 적이고, 수구지향으로 끌고 간다면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의 민낯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다. 혁신위원회를 둘러싸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간의 ‘당권 다툼’은 계파 간 물리적 충돌에 이어 이제는 결별수순에 들어가는 등 ‘막장싸움’이 절정에 달해있다.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은 ‘대표의 리더십이 회복 불능’이라며 당무거부에 나섰고, 당권파는 윤리위를 앞세워 ‘해당의원 징계’ 엄포를 놓는 등 3류 막장드라마를 보는듯한 모습을 연일 연출하고 있다. 당초 이 당의 합당을 두고 국민들은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 정략적으로 결합 한다’고 비아냥거렸다. 어찌 보면 이 같은 예견이 현실이 되어 국민들 앞에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른미래당은 제쳐놓더라도, 한국당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등 국가적 위기와 정권의 실정에 대해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고 메시지를 내 놓은 적이 없다. 청와대에서 있은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간의 회담에서도 제1야당의 대표로써 대일(對日)관계를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속 시원한 해법을 내 놓지 못했다. 그래서 ‘5당대표 회담도 좋다’며 애걸하듯 성사된 회담은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 ‘윤석열 만은 절대 안 된다’고 기를 쓰고 반대했지만, 막상 검찰총장 임명을 강행하자 ‘언제 그랬나?’는 식으로 입을 다물었다. 보수 세력 대통합에 대해서도 잠깐 시늉만 내고 깜깜 무소식이다. 겨우 들리는 소리가 우리공화당과 연합공천 등 선거연대 논의였다. 이 당의 지도부는 친박 세력의 지원에 힘입어 당권을 잡았다. 그래서 총선공천 작업이 본격화되기 전에 친박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친황(親黃)체제’를 공고히 구축하고 싶은 욕심이 먼저 일수도 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여권의 기본적인 전략은 야권 분열과 난립이다. 한국당은 ‘영남소수당’으로 전락하기 전에 무엇이 먼저인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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