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절제의 미덕
진주성-절제의 미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7.28 14:4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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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절제의 미덕

절제는 배우기 쉽지 않은 미덕이지만 삶을 올바로 가꾸고 즐기기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것이다. 먹는 것, 마시는 것, 말하는 것, 돈 쓰는 것, 과로, 욕심 등을 줄인다면 우리의 건강은 물론 생활도 향상될 것이 틀림없다. 오늘날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모든 병폐는 바로 절제의 미덕을 모르기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다. 각종 부정과 부패, 사기, 정치권의 이전투구 등은 모두 이 절제를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악업이다.

더 쓰고. 더 잘 먹고, 더 잘 입고, 더 즐기려고 한없는 욕망을 줄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파멸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사기를 잘 쳐서 벼락부자가 되었다 치더라도 당대에서 패가망신을 하고 그 불명예는 자손에게까지 이르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보아 왔다. 최근에는 우리지역 출신의 한 재벌 기업가가 신분을 숨기고 오랜 기간 외국을 떠돌다가 타국에서 쓸쓸하게 숨을 거두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 재벌 기업가가 실패한 것은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모으고 공무원, 정치권, 금융권과 부정한 연결로 회사를 경영했기 때문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성공을 해서 큰 재물을 모았다 하더라도 자식들이 그것을 절도 있게 제대로 유지하지는 못한다. 부모로부터 절제를 배우지 못하고 욕망 생기는 대로 행동하고 낭비하는 모습을 보고 배운 자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낭비요, 방종으로 결국은 파멸로 들어서게 된다.
절제를 제대로 알면 절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절약은 인색함과는 다른 것이다. 오히려 절약할 줄 아는 사람이 남을 위해 베풀 줄 도 안다. 우리사회에서 남을 위해 숨은 자선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위해서는 철저하게 검약하고 절제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욕망을 억제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을 위해 쓰기에 바쁠 뿐이고 남을 위해서는 베풀 줄을 모르는 법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선승인 성철 큰스님은 한 가지 장삼가사와 하나의 목탁(一衣一鐸)으로 80평생을 보내셨으니 그분의 절제와 검소에서 이 시대를 슬기롭게 사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큰스님인들 좋은 장삼가사와 좋은 목탁을 가지고 싶지 않으셨겠느냐마는 절제하는 방법을 아셨기 때문에 이러한 욕망을 이겨내고 진정한 구도자의 모습을 보여 주실 수 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이 돈으로 통하는 물질만능주의와 배금주의가 판을 치는 지금의 세상에서 절제를 배우고 실천에 옮겨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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