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거제 저도, 47년만에 국민 품으로
가깝고도 먼 거제 저도, 47년만에 국민 품으로
  • 김영우선임기자
  • 승인 2019.07.30 18:59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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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저도 개방’ 공약…9월부터 시범개방 전망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거제시 저도에서 변광용 거제시장의 보고를 듣고 있다. 왼쪽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거제 저도가 대통령 별장 소재지로 지정된 지 47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저도를 방문, 그동안 대통령 별장 및 군 시설로 사용되는 바람에 국민들의 발길이 끊겼던 저도를 이르면 오는 9월 국민들에게 개방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공약한 사항이기도 하다.

거제도 북쪽에 위치한 저도는 면적 43만여㎡의 작은 섬으로, 섬 모양이 돼지(猪)와 비슷해 저도란 이름이 붙었다.

섬 전체에 해송과 동백이 자생하는 등 자연경관이 뛰어난 섬으로 꼽혔지만, 일반인들은 들어가 수 없어 그동안 경남도민들 사이에서 ‘가깝고도 먼 섬’으로 불렸다.

저도는 일제 강점기인 1920년 일본군의 시설로 이용된 이후 많은 곡절을 겪었다.

6·25전쟁 중인 1950년에는 연합군의 탄약고로 사용됐고, 1954년 해군에서 인수해 관리를 시작했다.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72년에는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바다의 청와대) 부지로 지정됐다.

1993년에는 거제시민들의 요구 속에 대통령 별장 지정이 해제됐으나 관리권은 여전히 국방부가 보유했고, 이후에도 청해대는 대통령들의 휴가지로 계속 활용됐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013년 여름 휴가를 저도에서 보내며 페이스북에 휴가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모래사장 위에 나뭇가지로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자를 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이 섬은 박 전 대통령이 어린 시절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휴가를 보냈던 장소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을 치르며 공약집 ‘나라를 나라답게’를 통해 “저도 개방 및 반환으로 지역 어민의 생업권과 생활편의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고 국민들과 소통을 늘리는 ‘열린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지에서다.

결국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로 저도 개방을 공식화하며, 대통령 별장지 지정 47년 만에 국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

다만 청와대 측은 저도 시설 가운데 군 관련 시설 등 보안을 요하는 곳이 있어 전부를 공개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청와대 측은 “산책로, 전망대, 해수욕장 등 대부분 지역은 공개될 것”이라며 “다만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와 수행원 숙소, 장병 숙소, 군함 정박시설 등 군 관련 시설은 비공개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정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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