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원폭 피해자 아픔 언제까지 방치할건가
사설-원폭 피해자 아픔 언제까지 방치할건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07 16:2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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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으로 희생된 한국인의 넋을 기리는 제74주기 추도식이 지난 6일 합천군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위령각에서 열렸다. 합천에서 원폭피해자 추도식이 열리는 것은 이유가 있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로 피폭된 한국인은 각각 10만명이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모두 5만명으로 추산된다. 당시 한국인 피해자의 80%가 합천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로도 불린다.

원폭 피해자와 2~3세들은 오랜 기간 고통을 받으면서 소외되고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제대로 된 보상과 배상은 물론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생존 원폭 피해자 1세는 2261명이며, 이 가운데 70∼80대가 가장 많다. 피해자들이 고령인 만큼 원폭 피해자에 대한 실태조사가 시급한데도 정부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 2017년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시행 후 정부는 피해 실태조사를 위한 원폭피해자지원위원회를 꾸렸지만 진척이 별로 없다. 일부 원폭 피해자를 대상으로 건강·생활실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예산 부족으로 전수 조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며, 2·3세 피해자에 대한 지원, 평화공원 조성 같은 기념사업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후손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실태조사 등을 이행하도록 한 원폭 피해자 특별법 개정안이 지난해 제출됐지만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 있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원폭 피해자들의 아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특별법 개정에도 조속히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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